[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가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전장기업인 ZKW를 인수하면서 삼성전자와 전장사업 경쟁이 본격화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ZKW의 지분을 100%(약 1조4000억원) 인수했다. LG전자는 오후에 이사회를 열고 이를 승인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LG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해당된다.

ZKW는 1938년 설립된 자동차 조명 전문업체로 BMW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헤드램프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억유로(약 1조5800억원)로 2010년 2억8000만유로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공개된 바 없으나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만큼 마진율이 높은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에도 날개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8567억원, 영업손실 411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사업이 성장했으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일부 주력 거래선의 완성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손실은 미래 성장을 위한 선행투자의 영향이라고 LG전자는 밝혔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ZKW가 합류할 경우 거래선 확보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의 전장사업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2년 늦은 2015년 11월에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1년 뒤 세계 최대 전장기업인 하만을 약 9조3600억원에 인수하면서 단숨에 본 궤도에 진입했다. 

하만이 오디오와 IoT를 중심으로 한 전장기업이라는 점에서 조명 전문기업인 ZKW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ZKW의 고객사들을 확보하면서 LG그룹 내 계열사들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ZKW를 인수하면 ZKW가 확보한 자동차 및 부품 고객사를 대상으로 LG전자, LG이노텍(카메라모듈, LED), LG화학(자동차용 중대형전지), LG디스플레이(플렉서블 OLED) 등 LG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및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스마트카(커넥티드카)로 전환을 의미한다”며 “IoT 플랫폼에서 연결성이 중요해 ZKW가 보유한 헤드램프 등 전장부품과 LG전자의 스마트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접목하면 새로운 플랫폼 경쟁에서 비교 우위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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