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범 보험중개사협회 이사 겸 JBN보험중개사 대표 <사진제공=JBN보험중개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중개인라는 직업을 아는가? 대중은 중개사라면 공인중개사나 증권 중개업종사자를 떠올린다.

보험업종에도 엄연히 중개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구자범 보험중개사협회이사는 중개사의 길에 들어서 20여년간 보험중개사로 살아온 '베테랑'이다.

그는 "보험중개사라는 직업이 많은 이에게 낯설겠지만, 효율적인 보험 계약을 담당하는 명망 있는 직업"이라며 "일일이 접촉하고, 협상해서 보험계약을 하던 기존 상황에서 나타나는 보험편차를 고객과 보험사 사이에서 최적의 조건으로 맞춰주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중개사"라고 말했다.

이어 "흔히 알고 있는 보험설계사가 '개인' 보험을 다루는 직업이라면, 보험중개사은 '기업' 보험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재보험을 핸들링할 수 있는 유일한 직종인 보험중개사는 칼에 비유하자면 채소를 써는 깍둑칼이 아니라, 나무를 쓰러뜨릴 수 있는 장검이다"고 덧붙였다.

보험중개사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본지가 구자범 이사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 보험중개사의 업무와 시장

보험에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 보험회사, 보험중개사 등 다수의 계약 관계자가 얽혀있다.

구 이사는 "보험중개사는 기본적으로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적인 판매자로, 보험 가입을 원하는 고객의 위험을 직접 확인·평가·분석하고, 보험계획이나 설계에 대한 검토·검증·권고·조언을 담당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중개사는 인보·재보험사업을 영위하는 보험사업자가 인수하는 보험계약이나 외국 보험사업자가 인수하는 인보험의 재보험 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인보험중개사'와 손보·재보험사업을 영위하는 보험사업자가 인수하는 보험계약이나 외국보험사가 인수하는 재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손해보험중개사'로 나눠져 있다"고 소개했다.

보험사업 선진화를 명목으로 국내에 보험중개업이 도입된 것은 1998년이다. 금융업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늦은 편이다.

늦었던 만큼 국내 보험중개업 시장은 큰 편은 아니다. 구 이사는 "국내에 등록된 약 130개의 보험중개회사는 연간 약 2조원의 보험료를 다루고 있다"며 "그 중 1000여명의 중개업 종사자가 받는 브로커리지는 1700억원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니다. 전체 보험 산업의 보험료가 대략 200조원인 것을 생각하면 채 1%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자범 이사는 보험중개사로 보낸 20여년 경력으로 업무, 전망, 애환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사진제공=JBN보험중개사>

◆ 보험중개사 시장의 어려움과 새로운 도약

보험업권의 관심사이자 걱정거리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의 영향은 보험중개인에게도 있다.

보험사의 회계와 자산의 건전성을 보완키 위해 도입된 해당 제도는 보험업 종사자에게는 발등의 불이 돼 떨어졌다.

구 이사는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확보가 중개인 쪽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보험중개사도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가 중개사의 출재를 막고 있어 힘겹다고 토로했다. 특히 재보험 중개사들은 보험사의 출재 억제로 2, 3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만큼 중개인의 신 사업 진출은 필수적이라는 게 구 이사의 입장이다.

그는 "최근 시장의 흐름이 전속 조직에서 비전속 조직 중심으로, 동일한 가격에서 다양한 가격으로 변모하고 있듯, 중개인도 흐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하는 중개인의 새로운 사업은 '원보험' 중개와 '단체보험' 중개다. 중개인은 통상 재보험 쪽을 다루지만 원보험 중개 시장으로 뻗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단체마다 협회가 있고, 협회는 보험을 묶어서 취급한다. 예를 들어 피보험자가 3000명인 단체의 증권은 3000개인데, 이를 단체보험으로 해 증권을 1개로 묶으면 효율적이다"며 "이 단체보험을 'EB'라고 부르는 데 여기에 중개인이 투입돼 요율채널 다원화 등 사업을 진행하면 좋은 시장이 되리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챙겨야 하는 단체보험 상품을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만큼 해당 분야의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구자범 이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과 연결된 미래 산업에 존재하는 신종 보험도 중개인이 파고들어야 할 시장으로 짚었다.

구 이사는 "미국에 출장을 갔을 때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자동차에 사람이 없어서 깜작 놀랐던 적이 있다"며 "만약 무인자동차가 사고가 났을 때 보험을 어떻게 적용하고 처리할지를 고민해본다면 중개사에게도 충분히 좋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이사는 국공물채권 시장의 개방으로 새로운 시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구 이사는 "한국전력공사 등 국·공립기관에서 취급하는 국공물채권은 입찰형식으로 진행하는데 협회에서 중개사는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입찰이 배제돼 있다"며 "만약 해당 시장의 규제가 완화돼 국공물채권에서 최저가를 받아낼 수 있는 중개사이 들어간다면, 중개사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구 이사는 신사업 진출과 동시에 보험중개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손해보험중개인 시험의 합격률은 20% 미만일 정도로 어려운 편"이라며 "총 16과목의 어려운 시험을 치러 통과하는 직업이 중개사인 만큼 보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보험중개인에 대한 시각에의 아쉬움과 보험업 발전

보험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관심은 미비한 편이다. 국가 차원에서 보험업을 키워 '안방 보험'을 나스닥에 상장시키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중국과는 상반된다.

더욱이 선수환급보증(RG) 사태 당시 한 중개사가 1조원에 가까운 조작 사기 행각을 벌이는 바람에 중개사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으로 변했다.

구자범 이사는 "정부도 중개인이 소수인지라 아직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고, 사회적으로도 보험중개사에 대해 편견있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언론, 학계, 법률 쪽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자범 이사는 중개사만이 아니라 보험업권의 전반적인 발전을 바라고 있다.

구 이사는 "괴테가 쓴 '밤하늘의 별처럼 서두르지 말고, 쉬지 말고, 각자 자기 인생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는 짧은 시가 있다"며 "보험의 역할이 이 시에 등장하는 '별'처럼 타인의 위험을 보장하는 이타적인 역할을 하는 산업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 만큼, 구 이사는 특별한 약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1992년에 보험업에 발을 내딛은 후 생보 설계사, 손보 설계사 등 보험업과 관련된 모든 직무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엘머 레터맨'이 집필한 '창조적 PR작전'이라는 책을 읽고 2000년 보험중개사라는 직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 이사는 자신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JBN에 대해 "신용리스크 솔루션 전문 얼라이언스인 ICBA의 배타적 대표사로 최근 3년 동안 런던,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로마, 도쿄,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빈번하게 출장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꿈과 포부가 있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보험중개업에 진출한다면 고수익과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중개업의 미래를 자신했다.

<구자범 보험중개사협회 이사·JBN보험중개사 대표 프로필>

용산고, 경희대학원 시민사회학 석사

현) ICBA Korea JBN보험중개(주) 대표이사

현) 사단법인 한국보험중개사협회(KIBA) 이사

현) 사단법인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객원연구원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