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중국에서 뼈아픈 실패를 해 봤다. 이를 교훈 삼아 ‘무한 경쟁’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으로 나가겠다. 글로벌 기업과 붙어 이기지 못하고 쪽박을 차고 돌아오면 위로 해 달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규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다. 그룹 차원에서는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대형 온라인센터를 구축한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호주 등 유통 선진국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벌인다.

정 부회장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 박람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신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경기도 하남에 부동산 매입한 곳에는 ‘아마존’을 능가하는 세상에 없던 온라인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면서 “높이는 30층 아파트 수준이다. 그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만큼 예술성을 겸비한 건물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하남에 세우는 온라인센터는 올해 분사하기로 한 SSG닷컴의 핵심 시설이 될 전망이다. 상품 배송 뿐 아니라 그룹의 온라인 사업 심장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는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이커머스(e-commerce) 사업을 강화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합병하고 이머커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을 세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경아 기자>

이를 위해 신세계는 올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정 부회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이해관계자와 지속 협상 중이다.

정 부회장은 “투자를 받은 것은 물류센터와 온라인센터를 짓는 데 사용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사업 핵심은 그 뒷단의 시스템에 달려있다. 한국 온라인 회사들은 그런 부분에 미진해 효율을 내지 못 했는데 신세계는 미리 파악을 해놨기 때문에 시스템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온라인 시스템 개발을 위해 미국 아마존 출신 임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참고해 신세계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설 법인 출범 후 해외 유통선진국의 이커머스 인재들을 영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내년 5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백인 밀집 지역에 ‘PK마켓’ 1호점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마존에서 운영 중인 유기농 식품 유통채널 ‘홀푸드마켓’이 입점한 지역 인근으로 입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PK마켓’은 식료품(그로서리)과 레스토랑 개념을 더한 ‘그로서란트’ 매장이다. 미국인들의 관심을 모을만한 ‘아시안 토탈 푸드 그로서란트’가 기본 콘셉트다. 한식과 중식, 일식 등의 아시아 지역 먹거리 위주로 선보인다.

미국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기본 방침이지만 현지에서는 인력난으로 신규 법인을 세우는 것에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다만 현지의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지 법인을 꾸려가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는 부연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라는 자체 대형마트로는 미국에 진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지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는 전문점 브랜드를 늘리는데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오락성’에 집중한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을 표방한 ‘삐에로쇼핑’을 선보인다. 오는 6월 28일 오픈하는 1호점은 현재 서울 코엑스 쇼핑몰 내 영풍문고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삐에로쇼핑’ 오픈을 위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삐에로쇼핑’은 새로운 전문점 형태를 띠고 있는데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것”이라면서 “추가로 2개 브랜드를 더 구상하고 있는데 차차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피코크’의 전문점도 낸다. 서울 시내에 먼저 1호점을 내 시범 운영을 거치고 타 지역으로도 매장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 부회장은 국내에서 해결할 숙제도 남아 있다. 편의점 ‘이마트24’ 매장 수를 급격하게 늘리면서 계열사 브랜드와 근접 출점해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샀기 때문이다. 이마트24 점포 바로 옆에 계열사 식품 브랜드인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는 식이다. 이마트24에서도 ‘노브랜드’ 상품은 판매 중이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스스로도 ‘뼈아픈 실책’이라고 평했다.

정 부회장은 “둘이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하는데 깎아 먹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노브랜드와 이마트24 상품 중복율을 해결하려고 한다. 근본적 문제는 상품 중복율이다. 연말까지 1%로 낮추고, 점주가 100%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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