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베트남법인 공장 전경[효성그룹]

[이뉴스투데이 민철 기자]“대기업들 중에서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베트남은 요즘 ‘핫 플레이스’다”

요즘 재계 안팎으로 거론되는 베트남에 대한 평가다. 중국을 비롯한 기존 강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아세안 등 신흥국가와 정치·경제적 협력을 넓혀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제시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베트남 현지 진출과 시장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 경제와 기업 경영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미래 잠재력도 풍부해 베트남은 ‘기회의 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기업 진출 여건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규제 확대로 수출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우리 기업으로선 또다른 블루오션이다. 특히 고임금 구조 고착화와 기업 제약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며 아세안 지역 공약에 나설 수 있는 전략적 거점 지역으로 꼽히면서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순방 경제사절단에 베트남 진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대거 동행하는 것도 뜨거운 관심도를 대변한다.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그룹 총수급으로 LS그룹의 구자열 회장,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동행한다. 또 4대 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SK 박영춘 부사장, LG전자 이우종 사장 등 CEO들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0년에는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대 수출국이 되면서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2대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베트남’ 보고서는 2020년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교역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2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베트남은 2014년만 해도 우리나라의 6위 수출 대상국이었으나 2015년과 2016년에는 싱가포르와 일본을 앞지르며 4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홍콩을 추월해 3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한-베트남 교역이 급증하는 원인으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분석이다. FTA 발효일인 2015년 12월 20일을 기준으로 지난 2년간 수출과 수입이 각각 60.5%와 61.1%나 증가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8%를 기록하며 중국(6.9%) 다음으로 높은 성장을 이뤄내는 등 잠재성이 큰 나라로 평가 받는다. 전체 인구의 40%가 35세 미만인 베트남은 ‘젊은 나라’로 꼽히는 등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소비 성향도 높다. 교육열도 높아 노동력 질 또한 높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효성은 지난 2007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로 2014년부터 연매출 1조 이상을 달성하는 등 베트남은 효성의 명실상부한 효자 해외법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베트남 법인을 해외 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로 육성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 효성’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적극적으로 베트남에 투자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총 13억 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효성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으로 인한 전력, 도로, 항만, 도시개발 등 인프라 구축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는 1990년대 초반부터 베트남 철강산업에 진출해 베트남 정부와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판재류뿐만 아니라 봉형강류 공급체계를 구축해 전체 철강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베트남 철강시장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베트남은 경제 발전 가속화와 베트남 정부의 제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고급 철강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포스코는 2009년 베트남 경제도시 호찌민에서 동남쪽으로 약 80㎞ 떨어진 붕따우성에 최신 설비를 갖춘 연산 120만톤 규모의 동남아 최대 냉연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동남아 주요 국가를 잇는 철강 생산·판매 벨트를 구축한 상태다.

포스코는 최근 베트남에 해외 첫 강건재 솔루션마케팅센터를 설립해 해외 고급 강건재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베트남은 주택, 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2020년에는 전체 철강수요 중 건설용 강재 비중이 80% 인 2400만톤으로 전망되고 있어 동남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강건재 수요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도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동남아에서의 사업 확장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베트남 현지기업 탄콩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에서 일본차량이 시장 점유율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일본차가 장악하지 않은 동남아 틈새시장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현대차는 베트남 현지에서 i10과 투싼을 조립·판매하고 있다. 현대 탄콩은 승용차 부문에서 베트남 시장 점유율 약 20%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남아 6개국이 모두 포함된 아세안 10개국 경제공동체(AEC)에 베트남이 가입하면서 자동차 관세가 폐지됨에 따라 현대차의 베트남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조업이 중국 등 특정국가에 치중했지만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르고 인건비도 오르는 상황”이라면서 “아시아 지역 시장 다변화를 위한 지정학적 위치도 좋은 베트남에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수 인력이 많고, 시장도 크며 인접근국 등 파급효과도 큰 베트남에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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