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빠르게 내수 점유율을 확대하며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편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대대적인 신차 투입과 경쟁업체의 판매 부진 등이 맞물려 내수 점유율 '70% 벽'을 넘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한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내수에서 10만5432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동안 현대·기아차는 각각 5만200대, 3만7005대 총 8만7205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시장 기준 8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80.5%보다 2.2%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이자, 2016년 1월(83.1%) 이후 24개월 만의 최고치다.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2월 판매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설 연휴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판매량은 전월(2만1561대, 상용차 포함)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가 1만9000대 이하일 경우,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5년 만에 70%대에 진입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74.6%의 내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2013년 71.4%, 2014년 69.3%, 2015년 67.6%, 2016년 65.4%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반등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프리미엄 세단 G70,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기아차의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 소형 SUV 스토닉, 중형 SUV 쏘렌토 등 신차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기존 주력 모델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내수 점유율은 전년 대비 2%포인트 가량 상승한 67.5%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대규모 신차 출시를 예고한 만큼, 판매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세대 벨로스터와 4세대 싼타페를 선보인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차 넥쏘와 코나의 전기차 버전인 코나 EV 등의 신차를 내놓는다. 또 준중형 SUV 투싼과 준중형 세단 아반떼, 제네시스 EQ90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는 니로 EV와 쏘울 EV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준중형 세단 K3, 플래그십 대형 세단 K9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과 중형 세단 K5, 준중형 SUV 스포티지, 대형 미니밴 카니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출격시킨다.

경쟁업체의 부진도 현대·기아차의 입지 강화에 오히려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지엠주식회사는 지난달 13일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후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내수 판매는 급감했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58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48.3% 감소했다. 전 차종의 판매가 30~60%씩 감소한 가운데 크루즈의 판매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판매가 늘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3월부터는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철수설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은 물론, 크루즈와 올란도 등 일부 차종의 단종이 예고돼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내 중형 SUV 에퀴녹스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지만, 철수설에 휩싸인 만큼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중형 세단 SM6와 중형 SUV QM6 등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소형 해치백 클리오와 경상용밴(LCV) 전기차의 출시를 계획 중이지만, 두 차종 모두 판매를 극대화 할 볼륨 차종은 아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쏠림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대대적인 신차 출시로 내수 시장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또 한국지엠의 잠재 고객들이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현대·기아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70%선 돌파가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폭스바겐과 아우디 판매 재개 등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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