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동계 올림픽 종목 하나를 꼽으라 하면 단연 쇼트트랙이다. 쇼트트랙이 전통적인 ‘메달밭’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에서도 원심력을 이기는 기술이 승리를 견인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쇼트트랙 경기장의 둘레는 111.12m에 불과하다. 이 중 곡선 구간이 절반을 차지해 쇼트트랙은 ‘곡선에서 펼치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라 할 수 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직선 구간에서도 속도를 내기 위해 계속 곡선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로 선수들이 움직이는 이동 궤적의 80~90%는 곡선 운동이다.

쇼트트랙 경기에서는 곡선 구간에 들어가기 전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2번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쇼트트랙은 모든 선수가 같은 선에서 출발한다. 출발 위치는 첫 경기 때만 추첨을 통해서 정하고 그 이후로는 기록이 좋은 순서대로 1번부터 선다. 3번, 4번은 달리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불리하다. 맨 안쪽의 1번은 회전 반경이 제일 짧아 원심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다른 선수들의 추월 시도 때문에 넘어질 위험성도 많기 때문이다. 

쇼트트랙은 곡선 구간이 많고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중 곡률이 큰 편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회전 운동에서 발생하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영향을 받는다. 원심력은 회전하는 물체가 원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이다. 이 원심력 을 이겨내는 것이 쇼트트랙의 승패를 좌우한다. 구심력을 증가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다면 원심력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쇼트트랙 선수들은 옆으로 기울인 상태로 곡선 구간을 돈다. 이 자세는 원심력을 극복하고 구심력을 증가시키는 자세이다. 구심력을 키워 원심력을 상쇄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빙판을 왼손으로 짚고 회전 중심 방향으로 몸을 최대한 비스듬히 기울여 좀 더 안정적인 자세로 균형을 잡는다.

구심력은 원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에서 원 중심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힘을 말한다. 물체에 줄을 매달고 빙글빙글 돌리게 되면 끈을 잡고 있어야 물체가 원운동을 할 수 있다. 구심력은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속력이 빠를수록 크다.

구심력은 수직 아래로 작용하는 선수의 무게 힘과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밀어내는 힘의 합성으로 이뤄진다. 선수들은 마찰력에 의한 구심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도 스케이트 칼날의 에지를 이용해 얼음을 눌러 타고 스파이크를 이용해 마찰을 가한다.

쇼트트랙 경기장은 곡선 구간이 길어 이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사진출처=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선수들이 곡선을 잘 달리게 하는 데 스케이트 장비도 한몫한다. 쇼트트랙은 다른 스케이트 신발과는 달리 날이 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반시계방향 즉, 왼쪽으로 돌며 곡선 구간이 많은 종목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날이 직선이었다면 곡선에서 앞뒤만 얼음에 닿아 미끄러지기 쉽다. 

휜 날은 곡선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게 하며 트랙을 벗어나지 않게 도와준다. 휘는 각도를 조절하는 이 벤딩(bending) 기술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이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날이 휘어진 정도를 측정해주는 기계가 등장하고 기술이 전파되면서 평준화됐다.

날이 휘어진 것 외에 구두에 달려있는 날의 위치도 특이하다. 스케이트 날은 중심을 잡기 위해 보통 스케이트화 한가운데 붙어 있지만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선수들이 몸을 왼쪽으로 많이 기울이는 만큼 중심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선수 체형에도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원심력이 중요하기에 선수의 키가 너무 크면 무게 중심을 잡기 힘들고 코너에서 튕겨나갈 수도 있다. 반면, 키가 너무 작을 경우 속도를 내기도 힘들다. 따라서 쇼트트랙 선수의 체형은 키 165~175㎝가 적당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무대에서 무려 42개(금 21, 은 12, 동 9)의 메달을 휩쓸며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10일 임효준이 남자 1500m에서 쇼트트랙 금메달을 따내며 금빛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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