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ING생명 본사 <사진제공=ING생명>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보험업계에 매각 바람이 불며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12일 MG손해보험 대주단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대주단은 400억원을 출자한 NH농협은행, 300억원의 새마을금고, 200억원의 한국증권금융 등이다.

MG손보의 대주단이 매각을 주관하는 이유는, MG손보 지분 93.93%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와 약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3년 MG손보인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보유 지분을 담보로 지급여력(RBC) 비율을 150%이상 유지하겠다고 확약했다.

하지만 MGD손보의 RBC비율은 2016년 말 133.6%로 떨어진 이후 계속 150%미만을 맴돌고 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RBC비율의 상승을 위해 주요 재무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유상증자를 요청했으나 지난해 중앙회의 거절로 실패했다.

대주단은 이에 이 약정을 근거로 대출금 회수를 위해 MG손보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금융그룹 가운데 신한금융이 손보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보험업종에서 신한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나 손보사는 없기 때문이다.

ING생명이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NG생명'이라는 브랜드 사용 기간이 올해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사들이며 브랜드 사용 5년 계약을 맺었다.

이에 사용 기한 종료를 앞둔 MBK파트너스는 어차피 ING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ING생명'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 매각하는 것이 유리해 연내 매각 전망이 탄력을 받았다.

통상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 3~5년 뒤 매각에 나선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한 차례 ING생명의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또 ING생명은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가장 안전한 보험사로 손꼽혀 매물로도 매력이 있다.

특히 외국계 출신인 ING생명은 미리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자산부채관리(ALM)을 해온 덕에 지난해 9월 말 기준 RBC비율을 502%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생보사 매입에 관심이 있는 KB금융그룹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보강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며 생보사 인수합병에 관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KB금융은 현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을 인수하고 현대증권을 KB증권으로 합병하며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KB생명은 위상에 맞지 않는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가 존재한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 때 LIG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던 허정수 국민은행 부행장을 KB생명 사장으로 임명했다. 업계는 이 인사를 KB금융의 본격적인 생보사 인수 착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KDB생명의 매각 추진 가능성이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KDB생명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이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로 1년 연장하며 만기가 도래하기 전 매각 성공이라는 성과를 내려한다.

KDB생명은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230여명을 내보내고 점포도 절반가량으로 축소하는 등 매각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결정한 유상증자로 3000억원의 자본확충에 성공한 KDB생명의 원가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돈이 약 1조원이 넘지만 KDB생명의 매각가격은 그 정도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매물로 등장했으나 끝내 팔리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과 K-ICS에 맞춰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 한 두 개가 추가 매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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