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주춤하던 재계의 평창올림픽에 대한 지원이 다시 불타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소심 판결에서 ‘제3자 뇌물 공여’ 혐의가 적용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한국 동계스포츠영재센터로의 지원금 부분에 대해 모두 무죄가 선고된 여파다.

이전까지 재계는 평창올림픽에 올인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기업의 사회 공헌 내지 기부를 뇌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등으로 주요 그룹 오너들이 한바탕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번 판결로 정경유착의 그늘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린 모양새다.

현재 평창 올림픽을 후원하는 국내 기업은 80여 곳에 이른다.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대한항공, 한화, 롯데, SK, LG, KT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500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국제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4000여 대의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선수단과 국제 올림픽위원회 관계자 전원에게 제공한다. 또한 평창 올림픽의 경기 일정과 선수 프로필, 메달 순위 등 각종 올림픽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평창 올림픽 앱’도 지원한다. 이어 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촌 등에 약 24억 원 규모의 자사 TV 제품 5000대를 배치하고 프린터와 복합기 등 IT 제품의 후원도 맡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승용차와 승합차 약 1600여 대와 버스 약 100대 등 4100여 대의 차량과 현금을 지원한다. 대회 기간 중 장거리 자율 주행을 시연하고, 미래형 자율주행차 체험을 위한 자율 주행 시승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적극 알리기 위해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를 래핑 한 항공기를 운영한다. 이 항공기는 패럴림픽 폐막일인 3월 18일까지 전 세계 하늘을 누비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는 홍보사절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조직위 직원과 국가대표 선수단으로 이뤄진 팀코리아를 대상으로 여객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회 운영에 필요한 항공 화물 운송도 지원한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더불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

한화그룹은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등 총 7회의 불꽃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성화봉 9640개를 제공하고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비인기 종목 1400여 장의 입장권과 올림픽 기념품을 구매했다.

롯데는 지난 1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가장 높은 곳에 2만6000개의 LED 조명을 활용한 성화를 점등한다. 성화는 올림픽이 종료될 때까지 롯데월드타워 꼭대기를 밝히게 된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 에비뉴엘 등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오피셜 스토어(Official Stpre)’를 운영해 올림픽 홍보에 힘쓴다.

SK텔레콤은 대회가 열리는 평창, 강릉 등에 있는 경기장과 운영센터 등 주요 시설과 경기장, 강릉아산병원을 잇는 긴급 환자 이송로 등을 대상으로 재난안전망을 구축했다. 이 안전망은 화재 등 긴급사태 발생 시 별도 LTE 망을 이용해 통신 두절 없이 상황실과 소방서, 현장을 이어준다.

LG유플러스 역시 IoT헬멧 사용료를 지원해 안전한 평창올림픽을 위해 힘쓴다. IoT헬멧은 카메라와 GPS, 모뎀 등이 탑재돼 작업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관제 센터와 현장 간의 빠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KT는 평창올림픽의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앱 지난 24일 ‘Go 평창(Go PyeongChang)’을 출시했다. 이 앱은 경기장과 각종 시설을 쉽게 검색하고 빠르게 찾아갈 수 있게 돕는다. 경기장 내 올림픽 입장권 QR코드 스캔만으로 목적지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목적지까지 이동거리와 교통수단, 예상 소요시간과 소요금액까지 알려준다.

재계는 이번 평창올림픽 지원을 통해 기업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평창올림픽 경제 효과가 10년간 약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국익에 기여함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며 “정부 요청과 상관 없이 기업들은 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통해 국내에 깊게 뿌리내린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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