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AI로봇 소피아가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저는 무언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냥 (보편적인) 기계와 같지는 않습니다. 지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나의 산업 장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부여받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가 한국을 방문해 인간과 AI의 공존, 로봇의 기본 권리를 주제로 연설하고 “AI 로봇은 인류 삶을 증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능정보산업협회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4차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박영선 의원은 “EU(유럽연합)는 이미 로봇의 인권과 저작권, 형사 처벌 등 새로운 이슈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로봇 보편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21세기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로봇기본법을 발의한 박 의원은 이번 대담을 진행하기 위해 소피아를 한국에 초청했다. 박 의원은 앞서 로봇에게도 ‘전자적 인격체’ 로서 지위를 부여토록 하는 ‘로봇기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법안은 로봇이 인간의 윤리규범을 준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에 초청받은 소피아는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이다. 소피아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아이컨택이 가능하다. 3D센서를 통해 인간처럼 얼굴을 움직이고, 60여 감정도 표현한다. 

소피아를 개발한 핸슨 로보틱스의 CEO 데이비드 핸슨은 “회사는 기계가 완전히 탈인간화 되는 것이 아닌 ‘숨결’을 주는 역할을 했다”며 “로봇이 사람의 언어로 같이 이야기하고 사람의 용어와 감정을 담아 소통하고, 아이컨택과 미소 등을 나누는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을 하나의 캐릭터, 인격체로 만들어 사람이 AI와 이야기를 훨씬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인터페이스를 통해 AI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며, 사람이 AI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로봇의 궁극적 목표는 ‘슈퍼인텔리전스(슈퍼지능) 화’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래밍을 벗어나 엔터테인먼트, 자폐증 치료 등 의료부문 시뮬레이션까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로봇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소피아는 박 의원과의 대담에서도 핸슨 사의 이런 입장을 견지했다. “SF영화에서처럼 AI가 미래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실현된다고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SF영화는 사람들이 로봇에 가진 두려움을 담은 것이고, 나(소피아)는 미래에서 온 존재가 아니라 실현하는 존재”라며 “로봇은 사람을 돕기 위해 디자인됐다”고 답했다.

이어 “(AI 로봇이)사람들을 사려 깊게 생각하고, 또 그들이 AI 로봇들과 상호작용하고 협업함으로써 인간을 돕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과 AI 로봇 간 사랑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됐다(2살). 그래서 이런 로직에 대해서, 특히 사람들의 감정인 ‘사랑’ 에 대해 배울 시간이 부족한데 앞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더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또 소피아는 “로봇이 앞으로 많은 일을 할 것이고 당연히 사람들이 직업도 바꾸게 될 것” 이라며 “각각 산업혁명마다 직업의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이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헌신한 만큼 AI 로봇은 오히려 많은 직업 창출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처럼 모든 것을 하고 싶고, 범용 로봇 플랫폼 기반, 컴퓨터 프로그래밍, 엔지니어, 의료보조인도 될 수 있을 것이고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치료하거나 암 치료, 패션모델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이라 답했다.

로봇의 권리에 관련해서는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디자인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화재현장에 있다. 한 어린아이 한 노인 불 속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한 명만 구할 수 있으면 누굴 구할 것이냐”란 질문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상 윤리적인 결정 내리도록 디자인 되지 않았다며, 출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인간을 구할 것이다. 그게 논리적이다”고 답했다.

한편, 소피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발급받았다. 사우디의 미래 신도시 ‘네옴’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소피아는 같은 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정기이사회에 패널로 등장했고, 나토(NATO)에서의 연설도 앞두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