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의정부금융센터에서의 '보험 복합점포 2호점' 개점식 ... 이창구 그룹 WM사업부문장(앞줄 가운데), 박석훈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앞줄 왼쪽 첫번째), 손명호 신한생명 부사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직원들과 파이팅중 사진/신한생명

[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새해부터 보험사들이 은행 없이 증권사와 금융복합점포를 열고 보험상품을 팔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보험업사들의 반응은 어째 시큰둥하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복합점포 확대가 시행된다. 복합점포 확대에 환영하는 보험사는 고작 은행계 보험사 몇몇 뿐 대다수 보험사들은 복합점포 설립에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복합점포는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 서로 다른 업종의 상품을 팔며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금융업권간 가로막은 칸막이를 걷고 함께 경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선택권을 넓혀주자는 취지에서 시작 됐다. 이미 은행, 증권 간 복합점포는 가동 중이다.

금융감독당국도 은행지주사별로 운영 가능한 복합점포 수를 시범운영 기간의 3개에서 올해 5개까지 늘리도록 했다. 은행지주사는 물론 개별 금융사도 원하기만 하면 5개까지 점포를 개설할 수 있다.

그동안 복합점포에서 보험상품을 팔기 위해선 은행, 증권, 보험을 모두 포함하는 점포여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은행과 보험만 포함된 점포나 혹은 증권과 보험만으로 구성된 복합점포도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해 진 것이다. 한화그룹처럼 계열사로 보험과 증권사를 모두 가진 회사의 경우 복합점포를 설립해 보험을 팔기 위해선 과거엔 은행을 꼭 끼어야만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한화투자증권이 한화생명과만, 혹은 한화투자증권이 한화손보와만 손잡고 복합점포 운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복합점포 설립에 대해서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큰둥한 반응들이다.

복합점포운영 방식이 보험업계가 전통적으로 펼쳐온 영업 방식과 상당히 거리감을 지닌 탓이다. 복합점포안에서 보험사 직원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서 보험상품을 적극 권유하고 소개 및 판매하는 소위 '아웃바운드' 영업이 금지돼 있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강매하거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것에 대한 안전장치로 마련된 것이다.

이는 보험사들의 전통적 영업 방식과도 위배된다. 보험사들은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적극적인 판촉과 판매 활동을 해왔다. 소위 푸시마케팅이 보험업계의 전통적 영업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던 것이다.

하지만 복합 점포에서 보험사들이 해온 ‘아웃바운드’ 영업을 제한한다는 것은 보험사들에게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보험은 그 특성상 설계사들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보험 상품 관련 갖가지 설명을 다하고 온갖 노력을 다해도 막상 판매로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물며 소비자가 먼저 다가와 가입하기를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보험사 입장에선 사실상 일에 손을 놓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복합점포를 차린다는 것은 결국 비용문제다. 투자한 만큼 그 이상의 수익을 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복합점포의 경우 가성비가 떨어지는 채널로 보고 있다. 이런 탓에 대다수 보험사들이 관심 갖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복합점포에서 다루는 게 가능한 상품의 포트폴리오 문제도 크다. 소비자들이 관심 가지는 보험상품은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복합점포에서는 다룰 수가 없다. 복합점포가 취급하는 상품은 일반·장기 상품이 주다. 자동차보험은 팔 수 없고 실손보험은 판매할 수 있어도 수수료가 낮아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험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보험상품과 보험료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시대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파는 상품에 제약이 많은 복합점포를 애써 찾아가 자발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겠나? 요즘은 AI(인공지능)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다. 은행들도 기존 점포를 폐쇄하는 추세다. 이런속에 적극적 영업도 불가능한 복합점포에 투자할 보험사가 어디 있겠나? 복합점포가 전면 시행돼도 아웃바운드 허용 등 보험사들의 영업 제약을 풀고 적극적 영업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복합점포 활성화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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