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민철 기자]올해를 ‘그룹 재건’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09년 위기를 맞은 지 10여년 만에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초석을 마련했다. 비록 마지막 퍼즐이던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으로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으로 그룹 지배구조는 완성됐다. 금호고속을 품어 유동성까지 확보한 금호홀딩스는 금호산업 지분 46.1%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5%를 보유하며 ‘박삼구→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랐다.

하지만 계열사들을 되찾기 위해 동원된 계열사들은 피로감이 높아졌고, 실적 또한 부진해졌다. 무엇보다 그룹의 선봉인 아시아나항공이 재무 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풀어야 할 당면 과제다.

◆ 그룹 맏형 아시아나항공, 취약한 재무구조 개선 등 ‘산 넘어 산’

박 회장은 올해에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년사에서 “올해 매출 9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6000억원을 달성, 내실경영을 통해 이윤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언급에서 박 회장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재인수 포기와 함께 운수·건설·항공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삼각축으로 그룹을 새롭게 꾸려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금호건설, 아시아나항공 중심으로 사업을 해나갈 생각"이라며 "운수, 건설, 항공 분야에 역량을 총투입해 정말 건강한 그룹으로 탄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0대 CEO를 전면에 내세운 조직 개편도 항공·운송·건설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성하겠다는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 동안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을 되찾는 과정에서 적잖은 자금 출혈을 겪었던 만큼 각 계열사의 재무 부담 해소는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금호 재건의 버팀목이 되어준 아시아나항공은 불안한 재무구조와 저가항공사(LCC)공세, 유가 상승, 환율 하락 등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

최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채는 6330억 원으로 금호아시아나 전체 회사채의 77.6% 수준이다. 올해 9월 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5850억 원으로 현금성자산 대비 만기도래 회사채 비중은 305.6%로 조사됐다.  

지난해 3분기 개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자산은 1조711억 원이지만 유동부채는 무려 3조3082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더해 재무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유동성 위험성마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CC의 단거리노선에서 경쟁심화도 아시아나항공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가 상승세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유가가 배럴당 75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22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도 부담이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외화로 지급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올 경우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무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없는 실적도 고민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89억 원으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308억 원으로 4.8%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88억 원으로 81.1% 급감해 4분기 수익성도 장담하기 힘들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오는 2월부터 15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공모로, 발행키로 했지만 자금시장의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앞서 지난해 9월 2100억 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지만, 일부 미매각된 바 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재무 건전성을 위해 공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현재로선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아 가뜩이나 취약한 아시아나 재무구조가 외풍에 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해 그룹 재건을 천명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실적과 관련해 “2011년 이후 3번의 항공 사고와 금호타이어 사태를 겪으며 외부 영향으로 경영이 안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2016년)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돌입한 만큼 내년(2018년)에는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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