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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자동차 튜닝산업’도 적폐 대상인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자동차 튜닝을 일자리 창출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관련 정책을 밀어붙였다. 산업부는 당시 윤상직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정책 비즈니스 아이디어(BI) 콘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자동차 튜닝과 모터스포츠 활성화가 1위로 뽑혔다. 이 산업의 부가가치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비슷한 시기에 국토교통부도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엔 △튜닝 허용 확대 △튜닝부품 인증제 도입 △튜닝시장 확대 등이 담겼다.

전 정부에선 이런 분위기를 등에 업고 ‘자동차 튜닝’이 창조경제의 한 분야로서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선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당시 자동차 튜닝과 관련된 사업자단체인 협회 3개를 인가를 내주는 ‘선심성 행정’도 화젯거리가 됐다.

물론 협회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간의 헤게모니 다툼도 있었지만, 독일·미국과 같은 자동차 선진국처럼 ‘튜닝산업’을 활성화해 보려는 의지만큼은 드러내 보였다.

실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튜닝업계는 장밋빛 청사진에 부풀었다. 정부가 규제를 ‘손톱 밑의 가시’로 규정하면서 각종 규제에 묶여 있던 튜닝산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튜닝부품 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취지 아래 2015년 1월 ‘튜닝부품인증제’가 시행되고, 인증대상 품목을 매년 확대시킨 결과 기존 5개에 불과하던 인증 대상은 현재 34개까지 늘어났다.

튜닝 승인 업무절차도 간소화되면서 튜닝승인신청 시 제출하던 복잡한 자동차외관도 및 설계도를 일부 간단한 튜닝은 사진으로 대체했다.

사실상 지난 정부가 튜닝산업을 키워보겠다고 이뤄놓은 ‘업적’은 여기까지다. 2020년까지 4조원대 시장을 만들고 5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던 로드맵은 길을 잃었다. 당시 정부 청사진대로라면 매년 성장세를 보였어야 마땅하다. 결국 정부가 세워 놓은 정책 방향도 잘못됐다는 반증아닐까.

과거 정부정책의 잘못을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자동차 튜닝에 대한 얘기만 나와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책’을 발표한 이후 핵심 과제였던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자동차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 어느 누구도 과거 정부의 정책 연속성을 고민하는 이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2015년 튜닝부품인증제, 승인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정책이 쏟아진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측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정해지지 않아 튜닝산업 관련 각종 개발 계획이 사실상 멈췄지만, 새 정부의 향후 사업계획을 가늠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3개 협회도 그동안 튜닝시장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냉철하게 되짚어 볼일이다. 시장 활성화가 안된 원인이 정부 정책 부재 때문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튜닝업계는 그동안 소비자들의 눈높이,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이 있었는지,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했는지, 불법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튜닝에 대한 이해를 구했는지 등등.

특히 국토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자동차튜닝협회는 튜닝부품인증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존재감은 ‘제로’다. 여전히 인증기준이 제작사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 일반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 내지 못했다. 그동안 튜닝부품을 인증받은 업체는 고작 7~8개 업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는 사이 자동차 튜닝산업에도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말 론칭을 앞두고 있는 현대차의 튜닝브랜드 ‘N’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 ‘i20N’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선 “협회 회장이 튜닝산업을 활성화해 볼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회사를 부각시키기 위해 협회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푸념도 나온다.

자동차튜닝산업협회도 마찬가지다. 산업 활성화와 시장에 대한 연구보다는 ‘민간 자격증 발급’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 튜닝산업은 세계적으로는 40조원대 규모다. 이에 비해 한국은 5000억원 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향후 8조원대 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며 1만7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튜닝관련 협회들은 이제라도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역시 전 정부에서 이뤄놓은 산업 정책에 대한 비전까지 ‘적폐’ 대상으로 취급해선 곤란하다.
<산업부장>

이상민 기자  smle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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