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랜드 가산 사옥, 에이케이(상해)무역유한공사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이랜드리테일과 애경산업 등 유통 ‘대어’ 들의 출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기업의 대내외적 신뢰도 제고, 원활한 자금 조달을 통한 지속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애경산업의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로, 애경산업의 지분 48.3%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애경산업의 매출액은 5068억원, 영업이익은 영업이익 399억원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2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제와 샴푸 등 생활용품,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 등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애경산업은 상장 후 생활용품 부분의 안정적인 수익과 더불어 화장품 사업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애경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생활용품업계 상위 3개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에서 있어서는 후발 주자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애경산업의 전체 매출 중 화장품 사업 비중은 2014년 6.4%, 2015년 14.6%, 지난해 25.9%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36%까지 비중을 넓혔다. 

애경산업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27일 중국 상해 서남부에 위치한 에이케이(상해)무역유한공사의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애경산업은 상장과 함께 에이지투웨니스 등을 필두로 중국을 겨냥한 화장품 사업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둘 예정이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꾸준히 생산해왔지만 화장품 부문에 있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2012년 11월 기능성 메이크업 브랜드로 홈쇼핑을 통해 처음 선보인 에이지투웨니스는 2013년 9월 출시한 ‘에센스 커버팩트’의 성공에 힘입어 애경산업 화장품의 도약 계기를 마련했다.  

중견배우 견미리를 내세운 에이지투웨니스의 대표 인기제품 ‘에센스 커버팩트’는 홈쇼핑에서 지난 한해에만 1300억원의 판매량을 올렸다. 올해 1월 3일 기준 홈쇼핑에서만 530만 세트, 3700억원의 누적판매를 돌파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홈쇼핑 판매 호조 기록 외에도 백화점, 면세점 입점까지 완료했다. 

IPO시장에서는 전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는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애경산업의 기업 가치가 최대 1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SK케미칼, 애경, 이마트에 대한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 처리 심의의 재진행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는 지난해 12월 19일, 2016년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 유감 표명 및 신속한 재심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TF는 2016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처리 과정 조사결과,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 처리 과정에서의 일부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애경산업은 2002부터 2011년까지 SK케미칼이 제조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주성분의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이와 관련 제품 라벨에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누락해 표시 광고법 위반 혐의를 받았지만 공정위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심의를 종료했다. 

이랜드는 올해 하반기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으로 현재 자본 건실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12월 이랜드월드는 사모투자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1조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추진했다.

이랜드는 지난해까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끝내고 1조원 자금 조달을 통해 부채 비율을 15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와의 의견 차로 협상이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키스톤PE가 1조원 규모의 이랜드월드 CPS를 인수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진행 중인 1조 자본유치와 관련 현재까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에서 2000억이 확정됐다. 이랜드는 나머지 8000억은 투자 유치 구조를 새롭게 하여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투자희망자를 포함해 투자에 매력을 가지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다양하게 개방해 새롭게 진행한다.

이랜드는 지난해 모던하우스와 티니위니 매각 등을 통해 1차적 재무구조개선을 마련했다. 이랜드는 그동안 자금조달을 채권발행과 은행권 차입 등에 의존해왔지만 1월 중 총 2000억의 자본이 추가 유입되면서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8월 이랜드는 모던하우스를 사모펀드 MBK에 매각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매각 대금은 총 7130억으로 이랜드그룹이 1년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영업이익 수준이다. 앞서 1월에는 중국 브이그라스에 티니위니를 매각한바 있다. 매각 금액은 한화 약 8770억원 규모다. 

이랜드는 이번 1조원 투자 유치 완료 후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기업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 이랜드파크를 분리하는 구조 재편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12월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자회사였던 이랜드파크의 임금 체납 건과 관련한 기업 이미지 악화, 재무 구조의 불안 등의 이유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이랜드파크는 애슐리와 자연별곡, 수사 등 외식 사업 브랜드와 호텔 및 리조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이랜드파크의 지분 매입을 완료하면 이랜드파크는 이랜드월드의 100% 자회사가 돼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완전 분리가 가능하다. 이랜드그룹은 이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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