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 사옥<사진=한국타이어>

[이뉴스투데이 민철 기자]한국타이어그룹이 오너 3세 경영 체제 기틀을 마련하고 ‘형제 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지난 2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사실상 한국타이어그룹은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식·조현범’ 투톱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그간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아왔지만 이번 대표이사직 사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해 연말 한국타이어 정기인사에서 조 회장 장남인 조현식 총괄부회장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 대표이사로 오르면서 ‘조양래-조현식’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됐었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조현식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서 권한이 그만큼 커졌다.

한국타이어도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서승화 부회장이 퇴임하면,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과 공동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 부회장이 이끌고, 한국타이어는 차남인 조 사장이 이끄는 구도가 완성된 셈이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놨지만 현재 한국타이어월드 지분 23.59%(2194만2693주)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은 각각 한국타이어월드 지분 19.32%, 19.31%로 비등하게 확보하고 있을 뿐, 조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또한 조 회장은 여전히 아직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기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조 회장이 지난 연말 한국타이어 지분 4.84%를 한국타이어월드에 넘기면서 3000억 규모의 자금을 확보 한 상태다. 이에 한국타이어월드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보유지분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타이어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에 따라 후계 승계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전한 ‘포스트 조양래’ 놓고 ‘조현식-조현범’ 경영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한국타이어그룹은 경영권 승계 기틀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 지난 2012년 9월 한국타이어월드 지주사를 출범시키면서 투자회사와 한국타이어를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완료로 경영승계 과정도 단순화 된 셈이다.

후계자가 낙점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조 회장의 한국타이어월드 지분과 막강한 자금력이 경영 승계로 이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형제간 ‘경영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차남 조 사장이 글로벌 사업을 지휘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장남 조 부회장에게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였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등기이사 등은 유지하고 있고, 과거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온 터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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