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검찰이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22일 KTB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KTB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회장실과 감사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권 회장의 혐의는 특가법상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부터 실시한 현장 검사를 통해 해당 혐의의 정황을 확인해 9월 초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에 통보한 내용 중에는 미술품 구매 등 개인 목적 출장에 회삿돈 6억∼7억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9월 개인적으로 출자한 수상레저 업체 직원의 업무 보고가 늦었다며 무릎을 발로 차는 등 폭행한 사실이 지난 8월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폭행 직후 피해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며 폭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려 하자, 권 회장은 KTB투자증권 쪽 임원을 통해 해당 직원에 수 천만원의 합의금을 전달하며 확약서를 요구했다.

이 확약서에는 더 이상 폭행 사실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며, 주변에 보낸 사건 당시의 CCTV 영상 등을 모두 자발적으로 파기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합의금의 2배를 위약금으로 물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리조트를 오픈하는 과정에서 업무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져 질책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커져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피해 직원에게 (권 회장이 직접)사과를 했으나 퇴사를 하겠다고 해서 이에 대한 보상을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해 직원과 우리 쪽 임원이 한달 간에 걸쳐 조율을 해 확약서에 합의했다"며 폭행 관련 합의가 강요로 인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권성문 회장은 지난 1995년 PC용 사운드 카드 제조업체 옥소리의 한솔그룹 매각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인수·합병(M&A)사에 새 역사를 썼다.

1996년 말에는 군자산업(현 미래와사람)을 인수한 데 이어, 1999년 정부가 매각을 추진중이던 한국종합기술금융(현 KTB네크워크) 인수에 성공, 이를 최대 벤처캐피털업체인 KTB네트워크(현 KTB투자증권)로 키워냈다.

하지만 90년대 말 권 회장은 '냉각 캔' 사건에 휘말리며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했다. 냉각 캔은 '냉장고 없이도 차가운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해 준다'는 사실만으로 크게 화제를 모으며 주가가 급상승했지만 결국 상용화되지 못했고, 1999년 금융감독원은 허위 공시, 내부 정보 이용, 부당 시세 조종 등 혐의로 권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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