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장

[이뉴스투데이 김채린 기자] 지난달 17일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의 로드맵이 공개, 미국과 중국은 100일 계획 이후 19일 포괄적 경제대화를 개시했다. 또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국 정부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을 요구, 8월 중 한·미 FTA 개정협상이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 시장과 관련해, 선진적 HTS(홈트레이딩시스템, Home Trading System) 도입으로 증권업계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대신증권 김재중 리서치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FTA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한미 FTA 개정협상이 국내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다만 개정협상이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는 있다. 개정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NAFTA 재협상 로드맵을 통해, 미국의 통상정책과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스탠스를 읽을 수 있다.

우선 첫째로, 특정 산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는 △한국 자동차 △통신기기 △철강 등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흔들렸던 업종의 부담을 완화 시킬 것이다.

둘째, △원산지 규정 강화 △노동자 보호규제 △환율 조작제한 등을 내세웠다. 이는 산업에 대한 직접적 규제보다 향후 무역 분쟁을 대비해, 무역구제 권한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미국이 생각하는 공정무역은 ‘미국의,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무역’이다. 무역협정의 주도권을 미국 위주로 재편하려는 의도를 확인 할 수 있다.

결국, 개별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예상치 못한 환율 이슈를 제기하면서 3/4분기의 원화 강세압력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외국인 수급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수출주에는 환율 모멘텀 약화가 변수로 작용가능하다.

▲코스피가 지난달 21일 2450선인 고점을 뚫었다. 향후 변동 추이는?

현재 시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탄탄한 실적 개선세, 국내 정책에 대한 기대감, 달러 약세 등 대내외의 우호적인 환경이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을 주도하고 있다.

2/4분기 실적시즌동안 코스피는 25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또 8월 말에 예정된 잭슨홀 미팅까지 달러 강세를 자극할만한 이슈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글로벌 금융시장과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2/4분기 실적결과와 이후 투자심리 변화에 따른 업종․종목별 차별화로 코스피의 상승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종․종목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엔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는데 고견 좀 듣고 싶다.

대신증권도 하반기 중 변동 확대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저유가 환경에 따른 물가상승률의 둔화 지속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기저효과 소멸 △상반기대비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 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실제로 OECD 경기선행지수는 2개월 연속 둔화됐다.

국내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변수는 이익에 대한 기대심리다. 연초부터 최근까지 연간 이익전망치가 상향조정 중인 점이 한국 증시의 차별화된 포인트다. 글로벌 매크로의 모멘텀 둔화가 시차를 두고 국내 이익에 대한 기대심리를 약화시킬 경우, 코스피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하반기 중으로 조정이 나타난다면 이는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기 안정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코스피의 주도주인 IT의 업황과 실적 모멘텀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특히 4/4분기 이후 J노믹스가 가시화되고, 정책시행이 국내 내수경기회복(실물지표)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주주친화정책, 지배구조 이슈도 4/4분기 연말 배당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코스피의 디스카운트 완화․해소, 벨류에시션 리레이팅의 동력이 될 전망.

▲랠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최근 시장의 추이는 ‘썸머 랠리’와 ‘어닝 랠리’ 중 어떤 것으로 보나.

썸머랠리는 단순 계절성이다. 증시의 추가상승이 예상될 경우 휴가시즌을 앞두고, 비중을 먼저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적극적인 매수가 유입되면서 증시 상승세가 강화되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의 코스피 상승세는 단순히 계절성이라기보다는 어닝랠리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1/4분기에 이어 2/4분기도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고, 향후 이익 개선 기대가 높은 업종․종목이 코스피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IT다.

외국인의 매매패턴도 단순 계절성으로 보기는 어렵다. 신흥 아시아 국가별로 차별적인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감지되고, 이익전망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코스피의 향배를 결정짓는 변수는 어닝에 대한 기대와 이를 반영한 이익전망치 추이다. 실적 기대가 약화될 경우,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의 출화가 예상된다.

▲최근 코스피에 비해 부진했던 코스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닥의 강세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하나.

코스닥은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외국인의 매매 방향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코스닥이 대안이 될 것이다. 향후 코스닥은 7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

▲코스닥의 강세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이유로 이익개선세, J노믹스, 가격메리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코스닥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많이 업어, 이익에 대한 기대심리를 읽기는 어렵다. 그러나 확정 실적을 기준으로 4분기의 합산 추이를 보면 우상향 추세가 뚜렷하다. 그 중심에는 제약․바이오, IT가 있다. 안정적인 실적개선세가 코스닥의 매력을 높이는 변수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보면 IT․4차산업 ․성장산업의 육성, 공정거래(대기업 횡포 규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축소), 중견기업 육성․지원 방안 등이 구체화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8월 중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책에 따른 기대감 유입이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간의 수익률 갭은 평균수준의 -1표준편차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코스닥의 가격부담 완화를 넘어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익 안정성과 J노믹스 기대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가격 차이 축소의 동력이자 트리거다.

한편, 김재중 리서치 센터장은 우리투자증권의 화학․금융․지주 애널리스트, 대신증권 글로벌사업본부장, 홀세일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장을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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