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뉴스투데이 유제원ㆍ김채린 기자]"올해 이어지고 있는 주가 상승은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 때문이다. 특히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계속해서 기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어 왔다. 그 결과 지금은 작년보다 30% 정도의 이익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IT 부문이 주도하는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전망해 보면 2600pt 근처까지는 상승 가능해 보인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탔던 코스피가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최 센터장이 보는 증권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기업이익의 증가가 코스피 시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앞서 언급한 대로 코스피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결국 실적 개선 때문이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2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좋다. 7월 7부터 삼성전자의 2Q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2Q 실적시즌에 돌입하는데, 삼성전자는 분기에 1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7.4조원으로 연초대비 +17.5% 상향 조정된 상태다. IT 수퍼사이클이 도래했고, 수출증가율도 아직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적어도 3분기까지는 기업이익 증가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다.

△ 코스피 시장의 호황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한 시장은?

단기적으로 큰 폭 상승했지만 아직 거품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미국 증시(S&P)의 12개월 선행 P/E가 18배 근처까지 올라 2004년 3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니까, 연준위원들을 중심으로 高밸류에이션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과거 주가 고점 부근에서 나타나던 장단기 금리차 급락 등의 현상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은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는 가치평가 수준이라고 해도 국내증시의 경우에는 12개월 선행 P/E가 아직 9.7배 수준에 불과해서 고평가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 과거 경험상 11배 근처까지는 가야 거품을 논할 수 있을 것 같다.

△ 현재 주목할 기업이 있다면?

아무래도 현재 시장 주도주인 IT 업종(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좋아 보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첨단 기술 시대에서는 대규모 저장장치, 즉 반도체와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 신 기능으로 무장한 디바이스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의 대표 IT 기업들은 이 부문에서 일정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내수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양극화, 인구 문제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내수가 크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작년 하반기의 정치적 불안 때문에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유가 등 물가 측면의 부담도 크지 않아 내수가 반등할 여건은 갖춰졌다고 보인다. 또한 새 정부는 소득 보전 등을 통한 내수활성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정책이 시간에 걸쳐 내수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며 반도체에 강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가 제 값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미국 IT 주도주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데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 의회를 올해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특히 메모리 수요가 많은 Google, Facebook, Apple 등 대형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Data Center의 증설 이 많아서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측면에서 보면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기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대되는 이익을 기초로 볼 때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현저히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계절적 비수기인 4분기말에서 1분기에 분기 실적이 조금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의 수요를 감안하면 2018년에도 해당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 이익은 어느 정도일 것으로 전망하나

삼성전자의 경우 3D Nand의 경쟁력과 DRAM기술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7년 중 예상 영업이익은 약 53조를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이외의 부문에서도 꾸준한 성과가 에상되기 때문에 적어도 5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는 보수적 투자로 안정적인 DRAM 수급 전망이 예상되고 있어서 DRAM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는 SK하이닉스의 영업환경도 좋은 편이다. SK하이닉스의 2017년 영업이익 규모는 11.7조 정도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매각 관련 논란과 우려가 사라지며 주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 최근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이유는? 

사실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볼 수 있다. 과잉투자를 해소하는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성장률 둔화 우려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 때문에 유동성 긴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장기투자자의 관점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 시기가 투자의 시기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국 내 MS를 늘리고 있다. 한편, 중국과 홍콩 간 채권시장을 연계하는 ‘채권퉁’이 지난 3일 개통되었는데,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10조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투자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 높다. 특히 트럼프의 보호주의와 달러화 약세 가능성도 중국 채권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 6.19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는데 증권가 입장은?

정책 방향성이 투기수요를 규제하는 쪽으로 나타나는 만큼, 주택 시장에 대한 투자 센티먼트가 단기적으로 나쁠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나타난 공급자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은 선제적으로 분양공급을 줄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의외로 주택 가격은 견조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 측면에서 보면 각종 규제로 인해 부동산 유관 기업의 주가 상방은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선진화 측면에서 실수요자 위주의 건전한 시장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건설업체의 수익성에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오히려 투기 이후 건설업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튜어드십 코드가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새 정부 들어서면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가시화되고, 주요 운용사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확정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배당확대, 지배구조 투명화 등 그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의 이유로 지적됐던 거버넌스 관련된 우려감이 일소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국민연금 등 공적자금의 경우 투자이익의 극대화가 아닌 재벌개혁 등 정책적 목적을 위해 스큐어드십 코드가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즉, 공적자금은 투자이익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정부 의지가 반영되며 거버넌스 문제 해결을 위해 공적자금이 나서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러한 거버넌스 개선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공적자금의 경우 자금운용과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에 있어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