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모습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새 정부 들어서며 '일자리 창출'에 강력한 시동을 걸고 있다.이에 은행들이 줄줄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도하는 등 제이노믹스 정책에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다 일자리 확대를 내건 새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면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늘려야 하지만 비(非)대면 채널 확대, 영업점 통폐합에 따른 점포 수 감소로 직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은행들이 공채 규모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현재 영업 환경이 일자리를 늘리라는 정부정책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뱅킹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6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를 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5380만건으로 2분기보다 2.0%(107만건) 늘었다. 이는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의 61.5%에 해당한다. 모바일뱅킹 이용금액은 3조179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3%(1299억원) 증가했다.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도 크게 늘었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전분기 대비 3.2%(226만명) 늘어난 7203만명을 기록했다.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2014년을 기점으로 PC 기반 인터넷뱅킹 가입자를 추월했다.

이렇듯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은행들이 빠르게 영업지점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영업력의 상징이었던 점포가 시간이 갈수록 은행의 고정비 부담을 키우는 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6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분기말 5935개였던 영업지점 수는 지난달말 5493개로 약 4년새 442개가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의 폐점 수가 159개로 가장 많다. 이는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한 이후 중복점포를 대거 정리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123개의 영업점 문을 닫았다. 우리은행도 102개를 폐쇄했다.

신한은행(40개), 농협은행(28개), 기업은행(10개) 등은 비교적 적은 수의 영업점을 정리했다.

영업점포가 사라지며 은행권 임직원 수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9월말 9만1986명이었던 6대 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해 9월말 8만9682명으로 3년새 2304명 감소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4대 은행별 공채규모는 신한은행 310명·국민은행 240명·우리은행 180명·KEB하나은행 150명 등 전년 1304명보다 32.5%가량 줄어든 880명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은행들의 이자마진은 줄어들고 있지만 자산관리(WM) 등을 통한 비이자수익 창출 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은행들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핀테크로 대체할 수 있는 영업점 수를 줄여 고정비를 아낄 수 밖에 없는데 속사정은 아랑곳 없이 정부에서는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한 상태"라며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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