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시즌별로 수십가지 이상의 스타일과 룩을 만들어내는 ‘패스트패션’의 선두에는 SPA 브랜드가 있다. 자라(ZARA)와 H&M을 필두로 국내외 다수의 SPA 브랜드들은 빠르게 트렌드를 ‘찍어내는’ 식이다. 매장에 방문하면 한 달에 한 번씩은 새로운 스타일의 신상품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품의 질은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 번 세탁하면 못 입게 된다는 티셔츠나 니트의 털빠짐 혹은 이염현상 등은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SPA 브랜드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SPA브랜드 제품 질에 대한 만족도나 신뢰도는 낮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SPA 브랜드 매장에서 의류나 패션잡화를 구입한 19~59세 성인남녀 1000명 중 37.8%만이 제품 품질에 대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토종 SPA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보다 많이 뒤쳐져 있다는 인식도 전체의 43.5% 수준으로 조사됐다.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은 ‘가격’으로도 이어진다. 해외 SPA브랜드의 한국 상륙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돼 낮은 질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저렴한 가격대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을 수 있던 비결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과반이 훨씬 넘는 69.6%가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동의했다. 소비자 10명 중 7명(69.6%)이 '요즘은 SPA 브랜드도 가격이 저렴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바라봤다.

SPA 브랜드의 빠른 제품 회전율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을 이끌어내는 요소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패션 아이템 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리빙 제품이나 메이크업 소품 등 실용적 제품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개 매장에서 옷과 화장 도구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함도 분명히 존재한다.

구입한 셔츠의 단추가 두어 번 입고 떨어져버리는 경우나 이미 구입하기 전 진열된 제품에서 발견되는 하자들은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SPA 브랜드의 ‘아픈 손가락’이다. 빠른 회전율과 제품의 양질 중 무엇이 본질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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