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세정 기자>

[횡성=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커다란 바위가 제멋대로 놓여진 길, 통나무로 만들어진 시소, 바퀴가 잠길 정도의 인공수로.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은 휘둥그레해졌고 입은 다물어 지지 않았다.

맞은 편을 바라보니 레니게이드부터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랭글러 등 지프(Jeep®)의 전 차종이 줄을 맞추고 서서 오프로드 돌격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묘한 긴장감이 멤돌았다.

3일 찾은 강원도 횡성의 웰리힐리파크. 정통 SUV 브랜드 '지프'를 판매하는 FCA코리아가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개최하는 '지프 캠프 2017(Jeep Camp 2017)'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찾은 이 곳에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었던 오프로드 코스가 마련돼 있었다.

과연 국내 최대 정통 오프로드 드라이빙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규모와 난이도는 상당해 보였다.

특히 13주년을 맞은 올해는 더욱 공을 들인 느낌이 들었다. 지프 오너에게만 자격이 주어졌던 과거와 달리, 지프 미보유 고객이라도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기 때문일까. 이곳저곳에서 지프의 위풍당당함을 뽐내기 위해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사진제공=FCA코리아>

지프 캠프는 나무다리와 V자 계곡, 시소, 트랙션 등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는 '챌린지 파크', 스키 슬로프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는 '피크 코스', 랭글러로만 도전할 수 있는 '와일드 코스', 지프 보유자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전용 시설인 '지프 오너스 파크'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는 챌린지 파크와 와일드 코스 두 곳을 체험했다.

우선 첫 번째로 만난 차는 지프의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였다. 빨간색 외관의 장난감 같은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시리 조바심이 들었다. 아무리 '지프'라지만, 한 눈에 봐도 만만치 않은 험로를 주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안전벨트를 멘 뒤 동승한 인스트럭터를 믿어보기로 했다.

레니게이드는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와 함께 버튼으로 간단하게 사륜구동 조작이 가능하다. 출발 전 브레이크를 밟고 4WD 로우 기어와 4WD 록 기능을 설정했다.

계단 코스와 자갈밭 코스 <사진=이세정 기자>

가장 처음으로 만난 코스는 돌계단이었다. 동승한 인스트럭터가 코스 돌파를 위한 운전 팁을 알려줬다.  1500~2000 RPM을 유지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돌계단을 올라가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오르는 중간 브레이크를 시험 삼아 밟아봤다. 차가 덜컹하면서 그 자리에 멈춰섰다. 다시 액셀을 밟아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후진으로 계단을 빠져나온 후 다시 올라가야 했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승차감이었다. 안전벨트를 메고 있음에도 서스펜션에 충격이 전달될 때마다 온 몸이 사방으로 흔들렸다.

<사진제공=FCA코리아>

이어진 코스는 울퉁불퉁한 흙길이었다. 역시 주파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꿀렁이는 듯한 진동이 심했다.

약 65도 가량 경사가 기울어진 오르막길도 무난히 통과했다. 특히 레니게이드는 내리막길에서 스스로 속도를 늦추는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가 탑재돼 있어 핸들 조작 만으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난코스로 꼽히는 V자형 계곡은 길 정중앙 부분을 깍아놓은 것이었다. 바퀴 각도를 잘 맞춰 코스에 진입하고 나면 간단한 엑셀링만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사진=이세정 기자>

자갈이 깔려있는 코스와 통나무 다리 코스를 거쳐 50M 가량의 오르막을 올랐다. 정통 오프로더답게 순조롭고 안정적이었다. 나무 시소 통과도 문제 없었다. 레니게이드의 뛰어난 접지력과 안정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물웅덩이었다. 일자형과 S자형 코스 중 물보라를 시원하게 일으킬 수 있는 직진 코스를 선택했다. 바퀴가 거의 잠길만한 수심이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통과했다.

덩치에 맞지 않게 강단있는 녀석이었다. 괜히 '미니 랭글러'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었다.

<사진=이세정 기자>

두 번째 시승차는 정통 오프로더인 랭글러 스포츠였다. 스포츠는 2도어 모델로, 이날 시승한 차량은 검은색이었다. 생김새에서부터 남다른 포스를 풍겼다. 국방색의 군대 '레토나'와는 다른 거친 남성미가 느껴졌다.

운전석에 앉아 코스를 정했다. 랭글러를 타는 만큼, 오직 랭글러만이 갈 수 있는 '와일드 코스'를 선정했다.

랭글러는 타 모델과 다르게 수동으로 사륜구동을 설정해야 한다. 먼저 기어를 N(중립)에 두고 기어레버 왼쪽에 위치한 트랜스퍼 레버를 조작했다. 브레이크를 밟고 레버를 조작하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있는 힘껏 레버를 당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와일드 코스는 풀이 우거진 산기슭이었다. 진흙과 바위가 뒤엉켜 있었고 움푹 패인 웅덩이도 많았다. 특히 거의 눕다시피 언덕길을 오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손에 땀이 베어나오기 시작했다.

랭글러의 또다른 모델인 루비콘이 바위 위를 지나고 있다. <사진=이세정 기자>

아무리 봐도 길이 아니지만,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부드럽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반전이 일어났다. 치고나가는 느낌이 그 어떤 차종보다 인상적이었다. 깊은 웅덩이를 지나갈때도 안정감은 단연 최고였다. 상체의 흔들림이 거의 없었던 탓에 몸의 긴장은 금새 풀어졌다.

밤새 내린 비로 길이 미끄러워 보였지만 랭글러 안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랭글러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강제로 제동력을 분배하며 노면 상태에 최적화된 주행을 이어나갔다.

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려 랭글러를 살펴봤다. 검은색 외관에 튀긴 진흙탕물이 이렇게도 멋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감탄했다. 시승을 마친 기자의 머릿 속에는 "랭글러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제공=FCA코리아>

오프로드 드라이빙이 진행되는 행사장 중앙 잔디 광장에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었다.

로프 올라가기, 벽 뛰어넘기, 타이어 뒤집기 등 험난한 장애물과 미션을 빠른 시간에 통과하는 '스파르탄 레이스'를 비롯해 원시적인 형태의 불 피우기와 장작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시 크래프트 레슨', 타이어와 럭비공 던지기, 타이어 볼링, '크로마키 포토존'과 SNS 포토 프레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참가자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들에 참여만 해도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구경하는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해 보였다.

한편 '지프 캠프'는 지프 브랜드가 자랑하는 64년 전통의 세계 최고 오프로드 축제다. 매년 미국, 유럽, 호주 등 전세계 각지에서 지프 어드벤처, 지프 잼보리 등의 이름으로 개최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4년 동북 아시아 지역 최초로 개최된 이래 매년 행사 규모와 참가자 수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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