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왼쪽), QM6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국산 완성차 업체 5개사 가운데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판매 꼴찌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르노삼성이 당분간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지난달부터 신차 'G4 렉스턴'을 출격시켜 판매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당초 이달께 예정됐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출시를 점점 미뤄고 있어 분위기를 반전시킬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 실적은 9222대로 집계됐다.

나머지 국산차 업체의 5월 내수 판매대수는 ▲현대차 6만607대 ▲기아차 4만3522대 ▲한국지엠 1만1853대 ▲쌍용차 1만238대다.

국산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월 판매 1만대의 벽을 넘지 못한 업체는 르노삼성이 유일하다.

르노삼성의 국산차 판매 꼴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2월 내수시장에서 8008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은 같은 기간 동안 8106대를 판매한 쌍용차에 밀려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르노삼성은 지난해의 경우 ▲1월 2101대(쌍용차 6571대) ▲2월 4263대(쌍용차 6982대) ▲4월 8536대(쌍용차 9133대) ▲7월 7352대(쌍용차 7546대) 판매에 그쳐 쌍용차에 뒤쳐진 전적이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여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출시한 전략 모델인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끝났다는 지적과 함께 클리오 출시 지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르노삼성은 지난해 중형 세단 SM6와 중형 SUV QM6를 선보였다. '고급화'를 전략으로 삼은 두 차종은 르노삼성의 2016년 실적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SM6의 경우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12월까지 월평균 5000대 가량 판매됐다.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작년 5월의 경우 월 판매대수가 79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이 작년 9월 선보인 QM6는 월평균 3500대 이상씩 팔려나갔다. 출시 직후인 10월에는 4141대가 판매되며 순조로운 초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두 차종 모두 올해 들어 화력이 주춤한 모양새다. SM6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3974대로, 전년 동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QM6 역시 판매량이 2000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차 효과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 G4 렉스턴

함께 하위권 경쟁을 펼치던 쌍용차가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점 역시 르노삼성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G4 렉스턴의 초반 흥행에 힘입어 올 들어 처음으로 월 판매 1만대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G4 렉스턴은 지난달 내수에서 2703대가 팔렸다.

특히 쌍용차는 신차 효과가 당분간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는 G4 렉스턴과 월평균 3000대 이상씩 판매되는 베스트셀링카 티볼리를 앞세워 '쌍끌이' 흥행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와 달리 르노삼성은 당초 이달 출시 예정이던 월드 베스트셀링카 '클리오'의 출시 계획을 연기했다.

올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클리오를 투입시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르노삼성의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내부 테스트 일정이 길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클리오 출시 예정일을 9월로 미뤘다.

르노삼성은 SM6와 QM6, 클리오 '트로이카' 모델을 통해 올해 연판매 12만대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섬성의 판매를 책임지던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사라졌고 분위기를 띄울 신차도 없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쌍용차를 저지할 만한 뾰족한 묘수가 없어 당분간 국산차 꼴찌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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