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이지오토론',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 삼성카드 '탭탭', KB국민카드 청춘대로 톡톡카드<사진제공=각 카드사>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문재인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에 칼을 빼들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구간을 각각 2억원에서 3억원,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0.3%포인트 내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카드사들의 이익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전체 카드사들의 순익은 1조8000억원 규모인데 이는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추가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연간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데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린 지 1년 만에 또다시 추가 인하를 하겠다는 것은 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조 지적하며 이번 공약에 반발을 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3년마다 적정원가에 기반해 재산정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1년 만에 추가로 내리겠다는 건 카드산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수수료를 내려도 정작 영세상인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거의 없고 카드사만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되버린 정부의 수수료 인하가 가시화되자 이에 신용카드 업계는 '생존전략짜기'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대비해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고심하는 한편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들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해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방침이다.

우선 국민카드는 자동차 금융 상품 등 할부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카드의 ‘KB국민 이지오토론’도 주목할 만하다. 차량 대금을 신용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카드 대금은 할부금융으로 전환해 최장 60개월까지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했다. 구입 차종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 가능하고, 대출금리도 연 4.5% 또는 연 4.9%로 차등적용된다. 이외에도 국민카드는 내년 4월까지 전 회원(KB국민 기업카드, KB국민 비씨카드, KB국민 선불카드 제외)을 대상으로 일시불로 신차를 구매하면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1.5%을 할인해 준다.

신성훈 KB국민카드 마케팅본부 상무(사진 왼쪽)와 윤육현 카포스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금천구 '한국자동차 전문정비사업조합 연합회(카포스)' 본사에서 '차량 정비 자영업자들과의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진행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B국민카드>

또, 국민카드는 차량 정비 자영업자들과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맺고 △카포스 고객 대상 공동 마케팅 및 홍보 △카포스 조합원 대상 물품 구매 지원 및 금융 서비스 제공 △신규 사업 공동 발굴 등을 위해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국민카드가 보유한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마케팅 시스템인 '스마트 오퍼링'을 활용해 카포스 이용 고객 및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무이자할부 등 맞춤형 마케팅을 공동으로 펼칠 예정이며 카포스 소속 자영업자들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 지원을 위한 물품 구매 관련 카드 혜택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 사 실무자로 구성된 제휴협의체를 통해 신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제휴가 자영업자에게는 매출 신장의 발판을 제공하고 고객들은 양질의 차량 및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생의 제휴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자영업자와 고객 그리고 카드사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전 부서 핵심 인력을 차출해 '카드 태스크포스(TF)' 출범했다. 이달초 신설된 TF팀은 현재 414개나 되는 카드상품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며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여기다 신한카드의 자동차 금융상품 개발에 나섰다.

신용·체크카드 회원들은 국내·수입 신차 구매 시 차종, 할부기간 등에 따라 금리를 차등적용하고, 별도의 캐시백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6월 기준 5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 신용카드 결제 시 1.0%를, 2000만원 이상 결제 시 1.5%를 캐시백해 준다.

삼성카드는 비대면 채널을 기반한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를 내놓고 있다. 옵션별 차량가격 비교, 자동차 금융한도 조회, 차량견적 조회 등 각종 서비스와 자동차 금융상품 선택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서류 제출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한도 조회가 가능하다. 스마트폰·PC공인인증서를 활용하면 5분 내 대출이 완료된다.

롯데카드는 새 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오토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오토캐시백 이용 신청 후 본인 명의의 자동차를 구매하면 신용카드 결제 시 1000만원 미만은 0.5%, 1000만원 이상은 1.0%, 2000만원 이상은 1.5% 캐시백해 준다.

대형 카드사들은 디지털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 현대카드 등 다른 선두권 카드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논란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 시장 전체의 ‘파이 키우기’가 어려워진 만큼 디지털로 전환해 다른 카드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포화된 카드시장에서 디지털 시장 선점이 앞으로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2040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등 비대면을 통해서만 발급 가능한 'KB국민 청춘대로 톡톡카드'를 출시했다. NH농협카드 역시 온라인 전용 ‘NH올원 파이카드’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앱카드 기능을 대폭 강화한 '올원페이' 서비스 운영에도 나섰다.

이처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비대면 카드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센터 운영시간 등에 따라 한정돼 있던 상품 가입절차 역시 한결 자유로워졌다. 삼성카드는 모바일 카드 신청 앱 '탭탭'을 통해 심야 및 주말에도 24시간 365일 카드를 신청할 수 있는 발급 시스템 운영에 나섰고 우리카드 역시 모바일 앱을 활용한 24시간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단순 카드발급 업무 뿐 아니라 대출 및 보험상품 서비스 등에도 24시간 비대면 서비스가 적용 중이다.

신한카드 인공지능 소비 관리 ‘FAN페이봇’

신한카드는 지난달부터 구글 알고리즘을 적용한 인공지능(AI) ‘FAN페이봇’을 오픈하고 고객 맞춤형 소비 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섰고,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마케팅 모델 개발을 위해 서울대와 인공지능 공동연구에 돌입했다. 신한카드는 2200만명의 회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국민카드 등은 인공지능(AI) 딥 러닝 방식을 도입한 카드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개발 및 도입에 적극적이다. 

카드사들은 이같은 디지털금융으로의 변화가 수익 감소 등 시장 한계에 부딪힌 카드업계에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같은 수익 창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카드업계가 트렌드 변화에 따른 고객 마케팅 강화는 물론이고 인건비 절감을 통한 고객 혜택 확대를 통해 디지털금융 시장에서의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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