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대우조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우조선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대우그룹에서 워크아웃으로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간지 어언 18년째를 이어온 수박겉치레 식의 관리태만과 방만 경영 끝에 이뤄진 만시지탄의 결정이었다.

정권비호 아래 관료, 채권단, 경영진, 회계법인은 한 통속이 돼 빨대를 꽂아 단물만 빨아먹은 결과 엄청난 부실을 양산하여 국민들로부터 지대한 지탄을 받았다. 

결과 국민들에게 아픈 상처를 남기며 다수의 경영자와 대주주인 산업은행 책임자들이 구속됐다. 

그렇게 이제는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7조원의 자본금확충과 금융지원을 한 끝에 2700%이상의 부채비율이 400%수준으로 대폭 낮아지며 재무리스크를 불식시키는 단계까지 왔다.

이 와중에 채권단은 다음 정권교체를 위한 새 대통령 선출 하루전에 8명의 민간인으로 구성된 경영정상화위원회를 서둘러 출범시킨 것이다.

발표된 위원회 기능과 위원들의 면면을 받을 때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다음의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이없는 정체불명인 허상의 조직이다.

대우조선의 경영실적을 평가하고 정상화진행상황을 점검하여 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주주총회승인을 통한 법률상 경영위탁 계약 없이는 책임을 물 수 없는 실체 없는 조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둘째, 위원회는 또 다른 옥상옥의 ‘RED TAPE’ 조직에 불과하다.

회사에는 이사회가 있어 중요한 업무집행을 한다. 또한 채권관리단의 관리 감독을 항시 받는 체제이다. 반기별 회계법인의 실사도 받는다. 그럼에도 위원회라는 상위 조직을 두는 것은 조직을 위한 조직 만들기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 위원들의 면면이 알바이름 올리기에 급급한 인상이다.

위원들의 본업은 따로 있다. 한 달에 한번 교통비정도를 받고 얼마나 심도 있는 대우조선살리기에 매진하겠는가. 자신의 본업이 더 중요하기에 부업에 신경 쓸 자세가 안 돼 있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넷째, 위원들의 교집합이 나올 수가 없다.

위원들의 전문성이 단편적이고 이질적이어서 상호 신뢰 하에 정보를 공유하여 통합적 효율적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다섯째, 위원들의 아웃사이더 위치는 대우조선의 실질분석에 한계가 있다. 
타인이 만든 아웃사이더 자료로는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인식과 처방에 다가가기 어렵다.

여섯째, 위원들의 면면이 포괄적, 장기적, 우발적 상황에 취약한 점을 보여준다.

상기와 같은 위원회의 롤과 위상, 전문성의 면면을 봤을 때 실질적인 소기의 성과보다는 가시적인 조직 가동을 위한 쇼윈도같아 보여 씁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조산산업은 단편적, 단기적 안목은 물론 종합적, 장기적 안목을 기반으로 우발적 상황도 대처해야하는 고도의 열정과 전문성, 보편성이 갖춰져야 하는 업종이다. 

그렇지 못한 임기응변의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는 대우조선 경영부실에 책임을 져야할 집단을 위한 면피용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먼저 들어온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지금이라도 관계당국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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