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비상 걸리며 자본 끌어 모으기 준비가 한창이다.

주주들에게 줘야 할 배당금을 줄이고, 대주주로부터는 유상증자를 받아서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을 발행해 돈을 조달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을 앞두고 선제적 대응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IFRS17이 적용되는 2021년에 현재와 같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탓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이 줄줄이 배당금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1주당 1800원을 배당한 삼성생명은 올해 들어선 1주당 1200원으로 낮췄다. 총 배당규모도 3328억원에서 2155억원으로 1173억원이나 줄였다.

한화생명은 올해 배당 규모를 601억원(1주당 80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주주들에게 1352억원(1주당 180원)을 나눠준데 비해 절반가량을 감축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768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57억원 가량을 줄인 것이다. 농협생명은 아예 올해 배당 자체가 없다. 다만 2012년 후 처음으로 지난해 850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바가 있다.

보험사들의 이같은 배당 줄이기 행보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부합시키고 그에 따른 새로운 지급여력비율(RBC) 제도도 대비키 위한 조치다. 새로운 제도에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므로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들의 경우 부채가 많이 늘게 된다.

보험사가 RBC 비율을 관리키 위해선 자본 확충이 요구된다. 보험사가 배당금을 줄여서라도 자본 늘리기에 나선 이유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은 주로 생명보험사들이 많이 팔았다. 자본 확충 노력은 생보업계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중국의 안방그룹이란 든든한 대주주를 둔 탓에 지난달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5283억원 늘렸다. 지급여력비율(RBC)도 기존 182.0%에서 234.5%로 52.5%포인트나 높였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보험사도 많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가진 금융상품으로 채권처럼 금리가 있다. 하지만 만기가 없어 상환부담은 없다. 재무재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을 늘리고 지급여력비율(RBC)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다.

후순위채권은 파산 시 다른 채권에 비해 나중 변제받는 채권으로 자기자본의 50%에 해당하는 액수까지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으로 350억원, 후순위채권으로 150억원 등 모두 500억원의 자본을 마련했다.

올해 들어 대형 생보사 중 처음으로 한화생명이 이달 초 5000억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RBC 비율이 10%가량 오른다.

DGB생명은 후순위채권으로 150억원 가량을 모았다. 하나생명은 지난주 후순위채권 3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다음주에도 200억원을 추가 발행한다. 농협생명은 2분기 중으로 후순위채권 3000억원 발행에 나선다.

손해보험회사들 중에선 현대해상이 2분기에 후순위채권을 발행한다. 발행 규모는 마정이다. 동부화재도 후순위채권 발행을 검토중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5월에 IFRS17 기준서가 나오면 IFRS17 시행에 따른 필요 자본의 양을 정확히 알게 된다. 이 무렵부터 총 자본량을 늘리기 위한 보험사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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