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410~460대의 항공기가 해체·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Tarmac Aerosave]](https://cdn.enewstoday.co.kr/news/photo/202510/2345019_1169574_5830.jpg)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수명을 다한 항공기는 단순히 사라지지 않는다. 해체와 분해, 정밀한 재가공 과정을 거쳐 일부는 새로운 항공기의 심장과 골격이 돼 하늘을 다시 난다. 또한 일부는 산업 소재나 심지어 일상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재탄생한다. 지속 가능한 항공산업의 한 단면인 ‘리사이클링(Recycling)’이다.
항공기 해체 산업은 단순한 폐기와는 다르다. 시장조사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410~460대의 항공기가 해체·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글로벌 항공기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올해 58억달러(약 8조3000억원)에서 2033년에는 112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8~9%로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한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비행을 마친 항공기가 리사이클링하는 과정을 보면, 우선 항공기가 퇴역하면 전문 해체 시설로 이동해 운항 이력과 안전성 평가를 거친다. 이후 엔진·착륙장치·전자장비 등 고가 부품부터 분리가 시작된다. 실제로 항공기 1대를 해체하면 부품과 소재의 약 80~90%가 재활용될 수 있다.
일부 신형 항공기는 최대 95%까지 재활용을 목표로 설계된다. 대표적으로 엔진과 착륙장치는 다른 항공기에 재장착되거나 예비 부품으로 활용되고, 항법 장치와 객실 내부 구성품 또한 업사이클링 제품이나 각종 산업용 소재로 재탄생한다.
동체와 주 구조물은 주로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탄소 복합재 등 고가 소재로 구성돼 재활용 가치가 높다. 해체‧분류된 금속 소재는 다시 녹여 신형 항공기, 자동차, 건축 자재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알루미늄의 75% 이상이 항공산업에 재투입된다는 분석도 있다.
재활용 산업의 확장은 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 항공기 1대의 해체와 부품 재활용을 통해 창출되는 평균 경제적 가치는 100~200만달러(약 29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1년 퇴역 보잉 777 동체로 만든 네임택(이름표)이 4000개가 하루 만에 완판되는 등 부가가치 창출 사례도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델타항공이 퇴역기 금속을 신용카드로 출시했고, 보잉 737은 인도네시아에서 호텔로 개조되기도 했다.
![은퇴한 에어버스 항공기 구조물을 재활용해 만든 인테리어. [사진=에어버]](https://cdn.enewstoday.co.kr/news/photo/202510/2345019_1169575_654.jpg)
제작사별 항공기 리사이클 사례를 보면,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의 A380은 퇴역 후 수개월 동안 해체 작업을 거쳐 내부 소재와 부품이 다양하게 업사이클링된다. 좌석, 창문, 타이어 등은 가구·훈련설비·각종 산업재로 재탄생하며, 일부 모델은 카페, 호텔, 전시장 등으로 개조된다.
보잉 항공기는 해체 부품의 80~85%가 재활용되거나 업사이클링된다. 실제로 보잉 747·777 동체는 국내외에서 네임택, 볼마커,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인기다. 보잉은 연간 수십만 톤에 달하는 제작 잉여 소재를 영국, 캐나다, 중국 등지에서 재자원화하는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부품을 항공기, 자동차, 건축 자재에 접목하며 새 삶을 얻었다.
최근엔 복합 소재와 AI 기반 분류 시스템 도입으로 재활용 품목과 효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순환 고리는 탄소 감축, 원자재 절감, 폐기물 감소 등 친환경 효과까지 산업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천연자원 낭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미래 항공산업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향후 항공기 리사이클링 산업은 AI 및 자동화 기술의 접목으로 해체 효율과 자원 회수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항공산업의 탈탄소 전환, 순환경제 확대, 신기술 적용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항공기 리사이클링 산업은 투자, 환경, 기술 모든 측면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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