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할 핵심 국산 무기인 KF-21 전투기. [사진=방위사업청]
향후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할 핵심 국산 무기인 KF-21 전투기. [사진=방위사업청]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1948년 건군 이후 우리나라 군의 전력 증강 역사는 한 마디로 국산 무기체계 발전의 연속이었다. 초기에는 기술 부족으로 해외 무기에 크게 의존하며 독자적 무기 개발이 한계에 부딪혔지만, 자주국방을 위한 기술 개발 의지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냈다. 그 결과, 지금은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방산시장에서 인정받는 ‘명품’이 됐다.

국방부가 발간한 ‘한국형 첨단무기체계 개발사’에 따르면, 1950~60년대 국내 사정은 미군이 남긴 장비와 해외 원조에 의존해 자주국방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197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초 병기부터 국산화해 여러 가지 장비를 하나씩 개발하며, 국산화 비율을 꾸준히 늘려갔다. 그리고 성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우리 손으로 만든’ K1 전차다.

K1 전차 개발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1987년 첫선을 보이며 한국 기갑전력의 자주권 확보를 알리는 상징이 됐다. 기술적 한계도 분명히 있었지만, 한국 최초의 자체 설계·양산 전차라는 점에서 방위산업 꿈의 초석이 됐다. 특히 1984년 개발한 한국형 전투장갑차는 성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1993년부터 말레이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중동과 동남아 여러 국가들이 구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1990년대 이후는 그야말로 국산 무기 개발의 도약기다. 핵심기술을 확보와 산·학·연 협력을 확대하면서 정밀무기의 독자적 개발에 주력해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천마, KT-1 기본훈련기, K9 자주포 등 명품 국산 무기가 연이어 개발됐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10년에 걸친 연구개발로 탄생한 K9은 K방산의 대표적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고속 연속사격과 뛰어난 기동성을 갖춰 육군과 해병대의 포병 역량을 비약적으로 강화한 것은 물론, 오늘날에는 수출을 통해 한국 방산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아울러 KT-1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K방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2000년대는 핵심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선도적 기술에 집중 투자가 이뤄지는 혁신기다. 군단급 부대가 운용하기 위한 정찰용 무인기를 비롯해 함정용 전자전 장비, 함대함 유도무기들이 개발됐다. 1990년대 KF-16 생산 등을 통한 성숙한 항공기술을 기반으로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발하는 등 첨단 무기 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됐다. 또한 기동헬기인 수리온도 병력 수송과 탐색구조, 전투지원 등 광범위하게 운용되고 있는, 우리 군의 주력 헬기이자 국내 항공산업 발전의 핵심적인 성과물이다.

1990년대 말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서 시작된 해군력 증강은 임무 범위를 단순 연안에서 대양 해군으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KDX-II, KDX-III가 건조되면서 해군력 증강과 함께 K방산의 중추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KSS-III 잠수함은 2000년대부터 개발된 국내 독자 설계의 전략 잠수함으로,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수직발사관과 연속운항 능력으로 아시아 해군 중 최첨단 무기 체계로 평가받는다.

해군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사진=HD현대중공업]
해군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사진=HD현대중공업]

현재 약 8조8000억원이라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비가 투입되는 KF-21 전투기는 K방산의 정점이다. 그런 만큼 KF-21은 단순한 기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는 공군이 첨단 무기 경쟁에서 독자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기존 외국산 전투기 의존도를 크게 줄여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하는 핵심 전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F-4, F-5 등 기존 전력의 세대교체를 통해 공군 전반의 전투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동시에, 국내 방산 생태계의 성장과 첨단 항공기술 발전을 견인할 자산이다.

또한 KF-21은 2026년 전력화를 시작해 120대 이상이 실전 배치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 K방산을 이끄는 주력 제품으로서 수출 시장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포함해 다수 국가가 참여하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고, KF-21을 기반으로 한 무인 전투기 개발과 유무인복합전투체계 구축까지 계획돼 미래 전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러한 국산 무기 발전 과정에 대해 한 군사전문가는 “오늘날 K방산을 대표하는 무기들은 단순한 병기가 아닌, 국가 안보와 산업 발전, 첨단기술 경쟁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상징”이라면서 “한국군은 이들 무기를 통해 수입국에서 수출국, 단순 도입국에서 기술 우위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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