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최형호 기자] 지난해 3월 ‘인천대교 길막 사건’으로 불매운동의 도화선이 된 불스원이 또다시 소비자들로부터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

광고지출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격인 다국적 기업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68)가 현재 불스원의 최대 주주이자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신 부회장은 지난 5월 검찰에 소환돼 옥시 대표 시절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고 판매하면서 유해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받았다.

신 부회장은 가습기 살균제가 140여 명을 숨지게 한 폐질환의 직접 원인이라는 정부 조사가 나온 2011년 이후 5년간 불스원이 총 67억 원을 배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30억원을 받아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 조사 이후에는 신 전 대표가 지난 2010년 이수영 옥시 회장 일가로부터 불스원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불스원은 광고비 과다 지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비싼 광고비를 들여 유명연예인을 고용하고도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는커녕 오히려 추락시킨 것이다. 이 비용은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구조여서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는 불스원도 옥시처럼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인천대교 길막 사건’으로 불매운동의 도화선이 된 불스원이 또다시 대중들로부터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

◇ 불매운동 도화선 된 ‘인천대교 길막사건’

지난해 3월 불스원은 CF 촬영을 위해 스타렉스 차량 3대가 인천대교 차선 3차로를 전부 가로막고 정숙 주행하면서 시작됐다. 인천시에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 하나로 현행법을 어겨가며 유료 도로에서 시민들 통행에 큰 불편을 끼친 것이다. 불스원은 당시 기업의 이득을 위해 시민에게 희생을 암묵적으로 강요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례에 따르면 CF촬영을 할 경우 일부 차선만 가로막아야 하며, 뒤 따르던 차량 한 대가 CF 촬영으로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는 내용을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을 보면 ‘미안하다’는 펫말도 없이 스타렉스 승합차 3대가 1차선부터 3차선을 전부 가로막은 것이 확인된다. 보통 1차선은 추월, 2차선은 주행차선 3차선은 서행차선이 국내 도로교통 주항 관례다. 그러나 불스원은 인천대교 3차선 전부를 가로막고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당시 인천대교를 건너던 운전자가 보배드림 사이트에 해당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반면 불스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다가 인천대교 길막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그때서야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불스원이 CF촬영 때문에 유료고속도로 길 막으면서 촬영한 회사 맞나요?” “관행은 얼어 죽을. 당신들이 공무 수행하는 사람들이오?” “불스원 제품 불매운동 시작…이제부터라도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하겠다” 등 비난이 이어졌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불스원 측은 이튿날인 지난해 5월 14일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사과문을 자사의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해당 글이 게재된 보배드림 홈페이지에 올려 또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된다. 불스원이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제외했다는 사실에 누리꾼이 또 다시 질타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여론은 불스원의 사과문에 대해 “너희들이 원하니 사과는 해준다만 우리(불스원)는 허가를 받았고 너희들이 피해를 받았다면 미안하다”는 시늉의 변명이라고 치부했다.

특히 누리꾼은 사과문에 포함된 문구 중 “인천대교 3차로 길막 주행이 업계의 관행이라고 하나”라고 언급한 줄을 지적하며 “불스원이 성난 민심에 휘발유를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 등은 불스원 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선동했고, 당시 수많은 소비자가 동참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소비자는 불스원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매 리스트에 불스원을 올리겠다는 등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 불스원 사용자는 “대한민국 자동차 문화를 앞장서는 기업이라고 본인 스스로 주장할 정도로 의욕 넘치는 기업이 인천대교에서도 너무 의욕이 넘쳤나보다”라며 “불스원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불스원은 인천대교 길막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자사의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해당 글이 게재된 보배드림 홈페이지에 올려 또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된다. 불스원이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제외했다는 사실에 누리꾼이 또 다시 질타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튜브

◇ 메탄올 사용으로 이미지 더 추락

여기에 불스원 CF 모델들이 연이어 사고를 치자 불스원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불스원은 대표 상품인 ‘불스원샷’ 이외에도 ‘불스파워’ 최근 메탄올 사용으로 문제가 된 ‘레인OK’ 등 100여종의 자동차 용품을 생산 판매하는 자동차 소비재 전문기업이다.

소비재 사업군의 특징은 소비자에게 제품 노출이 잦아야 한다. 따라서 광고 의존도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불스원도 매년 연 매출의 15~20% 정도를 광고지출비로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불스원의 광고 선전비용은 지난 2011년 123억원, 2012년 157억원, 2013년 193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수십억씩 늘려가더니 2014년부터는 207억원을 쓰며 광고선전비로만 2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불스원의 광고선전비는 204억원이다.

불스원의 지난해 매출액이 106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의 약 20%를 광고비에 쏟아 부은 셈이다. 불스원 측도 “소비자들이 우리제품을 인지하는 만큼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광고에 의존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광고지출이 많은 만큼 불스원을 거쳐간 CF모델 상당수가 이수근, 김병만, 이병헌, 현빈, 주상욱, 유재석 등 톱스타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거액의 광고비용을 사용한 만큼 부작용이 나타났다. 광고에 기용됐던 연예인들이 문제를 일으키며 하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

2013년 불스원은 개그맨 이수근과 2억5000만원에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으나 같은해 11월 이수근이 휴대전화를 통한 불법 도박에 배팅한 혐의로 기소돼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불스원은 불법 도박 탓에 회사 이미지가 급락했고 이씨의 광고도 쓸 수 잆다며 소송을 내 7억원 강제조정(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5부) 결정을 받아냈다.

이후에도 불스원의 광고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교체된 배우 이병헌씨 또한 ‘음담패설 동영상 유포 억대 협박사건’과 ‘불륜’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으며 불스원의 이미지는 또 다시 추락했다. 결국 불스원은 9월부터 광고전송을 잠정 중단했다.

불스원 CF 연예인들이 연이어 구설수에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고 뒤늦게 배우 현빈에 이어 배우 주상욱이 불스원의 공식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불스원의 인천대교 CF 촬영으로 다시 도마에 오르며 ‘제품 불매운동‘의 시작에 불씨가 당겨졌다.

설상가상 불스원은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역으로 현재 불스원 CF모델인 국민MC 유재석의 이미지마저 추락 위기에 놓이게 하는 등 현재 불스원 이미지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불스원은 거액의 광고비를 들이고서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또 다른 스타를 기용해 거액의 광고비를 들이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유명 연예인만 기용해 홍보효과만 노린 결과에서 기인된 것”이라며 “불스원이 밀어붙이기 식 스타마케팅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불스원 광고비 과다지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선전비를 투입하고도 매출이 없으면 관련 비용이 제품에 반영된다. 즉, 비용적 피해는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실패한 유명 연예인 마케팅 피해를 불스원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한 소비자단체는 “광고비를 많이 쏟아 부으면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가격이 비싼 이유도 이런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한통 속’

불스원의 전신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의 주범인 옥시다. OCI(옛 동양제철화학) 생활사업부였던 옥시는 1996년 자동차 관련 업체인 상아앤참을 인수, 연료첨가제인 불스원샷을 내놓으면서 자동차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01년엔 사명을 아예 불스원으로 바꿨다.

소비자들이 불스원 불매운동에 들어가자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현우 불스원 부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은둔의 CEO’로 알려진 신 부회장은 옥시가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을 제조할 당시 최고경영자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2005년까지 10년 넘게 옥시 대표를 지낸 뒤 2010년 불스원을 인수했다. 신 부회장의 무책임한 결정이 피해자들의 끔찍한 죽음으로 드러날 무렵 그는 불스원 지분 42.93%를 인수하며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현재 잘 나가는 불스원을 이끌며 줄곧 샐러리맨 신화로 주목받아온 그지만 그 이면에 붙은 꼬리표는 ‘살인기업 옥시의 전 대표’가 됐다. 검찰은 지난달 말 그를 옥시 사태의 책임 인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스원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불스원은 지난해 매출 1064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의 실적을 낸 알짜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불스원은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정부의 역학조사가 나온 2011년 이후 5년간 총 67억원을 배당했다.

불스원의 최대주주인 신 부회장이 이 기간 동안 챙긴 돈은 약 30억원에 달한다. 그는 또 2008년 신발멀티숍 슈마커도 인수했다. 슈마커는 현재 불스원이 지분 48.89%, 신 부회장이 38.16%를 각각 보유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옥시와 함께 불스원도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불스원 관계자는 “옥시와는 뿌리를 찾자면 같지만 현재는 엄연히 다른 회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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