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호 함평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옷’이라고 하면 “옷이 날개”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이는 옷이 좋으면 사람이 돋보인다는 의미로 옷을 상황에 잘 맞춰 입느냐 대충 입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지만, 사람을 제쳐두고 옷을 칭찬하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어서 개인에 따라서는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멋쟁이가 입으니까 옷이 돋보인다’고 하면 어떨까! 또한 “옷은 나이로 입는다”는 말이 있다. 옷차림은 나이나 상황에 어울리게 해야 한다는 말과 몸집은 좀 작더라도 나이든 사람은 옷을 더 크게 입는다는 말로 풀이된다. 2004년, 도교육청에 간부 한 분이 발령받아 오셨다. 대회의실에서 부임 인사가 끝난 후, 과 직원 몇 명과 함께 집무실에 인사하러 갔다.

사무실 도착 전에 거울 앞에 서서 머리와 옷을 단정하게 손질하고 들어가 인사드렸는데 내 양복 상의 단추 세 개 중 한 개만 잠근 것을 보고 부드럽게 지적을 하신 것이다. “단추 두 개짜리는 한 개를 잠그지만 세 개짜리는 두 개를 잠가야 합니다”. 얼굴이 따가웠지만 정확히 모르고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나왔다. 요즘 양복은 아예 단추가 잠가지지 않도록 품이 작게 나온 것도 있는데 그런 옷을 보고 지적한다면 서로 얼마나 황당할까.

몸에 직접 입는 옷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의미의 옷’이다. 조그마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벼의 쭉정이처럼 고개를 꼿꼿하게 세우고 안하무인으로 대하는 사람을 ‘권력의 옷을 입었다‘고 한다. 또한 가정에서 무관심의 대상이 된 사람이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주위 사람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으며 심란하게 생활해 온 사람이 교화를 통해 새롭게 변화된 삶을 살고 있을 때 ‘더러운 옷을 벗었다’고 한다.

직장인은 민원인, 고객, 주민, 국민에게 봉사를 위한 의미의 옷으로 ‘직업의 옷’을 입는다. 이 옷은 자신의 취미와 적성, 경쟁과 실력, 주위 사람들의 권유를 통해 스스로 입게 된다. 또 이 옷을 잘 간수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된 부단한 노력과 자기 관리가 요구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벗기게 된다.

작년에 직원들과 식당에 식사하러 가서 생긴 일이다. 상의를 입고 식탁에 앉으니까 직원이 ‘옷 벗으십시오’ 하기에, 농담으로 ‘옷 벗으려면 아직 몇 년 남았어!’라고 말했더니 분위기가 냉랭해져서 심한 장난임을 깨닫고 미안해했던 적이 있다. 아름다운 미소로 친절하게 상대방을 대하고 열정으로 신뢰성을 인정받아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일하는 직장인은 법령에 의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에 의해 자발적으로 옷을 벗을 수 있다.

하지만 불친절, 불성실, 부정행위, 음주운전, 일탈 행위로 국민이나 고객의 지탄을 받는 직장인은 이런 것이 빌미가 되어 감사기관, 수사기관, 내·외부 고객, 민원인의 요구나 항의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옷을 벗어야 한다.

직업의 옷을 스스로 벗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 일상생활 속에서 국민과 고객을 위해 바람직한 가치를 실천하고 청렴의 덕목인 치우치지 않는 공정, 내 몫을 다하는 책임, 함께 지키는 약속, 욕심을 버리는 절제, 진실을 위한 정직, 공공을 위한 배려를 적극 실천하며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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