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중현 기자] “전 재산을 투자했는데, 최소한 영업은 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가맹본부에서 가맹점이 세금 잘 내는지 감사를 하고, 말도 안되는 신제품으로 점주들 등골이 휘고 있다.”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 회장 노용빈씨는 경상도쪽에서 매장을 운영하다가 현재 가맹계약이 해지된 상태다. 그는 서울 강남구 피자헛 본사 앞에서 무더위와 함께 오늘도 고독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 노용빈 회장이 서울 강남구 파자헛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 어떻게 된 상황인지?

4월 본사(피자헛)에 물건 값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가맹계약 해지를 당한 상태다.

그런데 4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달 10~11일이 물건 값을 납부하는 날 이었다. 납입 기한을 10일정도 넘겨 물건 값을 납입안하면 보통 내용증명을 보낸다. 향후 가맹해지를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통 말일까지 납입을 안하면 물건을 끊는다. 그러면 당연히 장사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어떻게든 맞춰서 낸다.

저번 4월 같은 경우 10일이 물건 값 납부일이지만 공휴일이었는데 (11일 결제일) 14일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보통 20일 내용증명 보내는데 생각보다 일찍 온 것이다. 그런데 4월에는 날짜도 조금 빠르고 그 전 과는 조금 다른 “가맹계약을 직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그 이후 납입일인 5월 2일에 가맹해지 통보를 받았다.

- 언제 돈을 보냈나?

나는 5월 2일 월요일에 (본사에)돈을 납부하고 그날 영업준비를 하면서 컴퓨터 켰는데 전산이 뜨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몰라 확인해 보니 가맹해지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황당했다.

파자헛은 법적으로 14일 이메일 내용증명을 보냈고 28일까지 납부가 안돼 2주간 미납으로 계약해지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납입을 안했을 때 기존의 관례대로 영업 정지를 시킨다는 조치라든지 납부 관련부서나 슈퍼바이저 등 어느 부서도 연락을 해서 “납부 좀 하라”는 언급도 일절 없었다. 더군다나 납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맹해지가 된 것이다.

가맹점 점주들은 전재산을 투자하고 은행에 돈을 빌려서까지 투자를 했는데 너무한 것 이니냐? 본사는 설사 납부가 안되더라도 보증보험이나 인보증(물건 값에 대해)을 통해서 돈을 받을 수 있는 장치들을 해놨다. 이런 여건에서 피자헛은 연체이자도 연 18%나 받는다.

다른 프랜차이즈들은 본사의 신용보증으로 대출연계도 해주고, 납부를 독려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있는데 내용증명 보내고 어떠한 연락도 없이 매몰차게 계약 해지를 했다. 물건 값 1400만원 때문에 전 재산을 날릴 수는 없지 않느냐.

- 회사에서 그렇게까지 인정 없이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내가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이다. 우리 가맹점주협의회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가족의 생계가 달려있는데 최소한 영업은 할 수 있게 끔은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

기존에 매출이 괜찮을 때는 연체하지 않았다. 매출을 키우기 위해 할인 정책을 실시하는데 매출은 올라가도 수익은 떨어진다.

피자헛을 4년 운영했는데 창업 초기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월 출시된 트리플박스가 이번 가맹해지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본다.

피자헛은 자꾸 할인율만 키웠는데 매출은 안받쳐주고 수익률은 계속 떨어졌다. 2014년도 9월부터 피자헛 1+1 정책이 폐지가 됐다. 그때부터 매출이 확 주저앉았다.

- 연체 기간은 얼마나 됐나?

2013년도부터 우리매장은 8회 연체가 됐는데 상습연체자로 불렸다. 그런데 2013년도부터 한달도 제대로 못낸 매장도 있는데 그 매장은 그대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나보다 훨씬 많이 연체한 매장은 어떻게 영업을 하는가? 이것은 고무줄 잣대가 아닌가?

제일 큰 문제는 본사의 가맹점 해지도 회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 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제품할인에 대해 10%를 하든 50%를 하든 본사는 부담을 안 한다는 것이다. 본사 측에 얘기를 해봐도 “미국 본사 YUM에서 승인을 맡아야 된다“라던가 ”계약서대로 해야된다“고 주장할 뿐 이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어느 정도 할인을 하면 물건 값을 깎아준다든지, 할인을 좀 보류한다던데, 피자헛에서 할인을 하는 것은 전부 가맹점 주들에 부담을 지어주는 것이다.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 노용빈 회장이 서울 강남구 파자헛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 작년 체결된 상생협약안 이행은 어떻게 됐나?

50% 할인을 하는 건 좋은데 보통은 제품 개발이나 이런 것도 서로 분담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부당해 상생협의안을 체결한 것이다. 작년 10월 달에 상생협약안을 국회에서 체결했다. 2월 달까지 그 협약안을 지켜오고 생색을 내다가 2월 이후는 아예 지키지 않고 있다.

이는 피자헛 매각이 결정 났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몇 개월 지키려는 시늉만하고 미국인 사장을 국감장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움직임 이다.

트리플박스는 5만6000원 정도의 원래가격인데 2만5500원에 팔고있다. 원래 메뉴들을 박스 안에 잡아 넣은 것이다. 말이 안되는 제품이다. 그게 어떻게 신제품이냐? 다 팔던 제품이고 박스만 새로운 제품이다.

원래 상생협약안은 할인율이 많으면 그걸 피자헛 가맹점주들에 묻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신제품이라는 명목으로 찬반에 붙이라고 요구해도 아예 무시했다. 그 다음부터 대화가 없다.

우리 매장은 트리플 박스를 팔지 않았다. 우리 포함 60개 매장정도가 트리플 박스를 팔지 않았다. 그랬더니 신제품(트리플박스)를 판매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고 판매하지 않으면 가맹해지 하겠다는 내용증명도 받았다.

- 트리플 박스에 대한 실질적인 점주들의 반응은 어땠나?

당시 250명이 포함된 가맹점주들 단체 대화방에서 의견을 붙이니 53%가 반대를 했다.

상생협약안에는 신제품의 경우 안팔아도 된다는 조항이 없어서 밀어 붙인 것이다. TV광고도 다 찍어 놓고 제품이미 만들어서 론칭 준비를 한 것이다.

그런데 반기를 드니 그때부터 여러 가지 압박들을 해왔다. 시정명령서, 내용증명, 격리감사 등을 해왔다. 가맹본부가 가맹점들 세금 잘냈나 안냈나 감사하는 제도가 있다.

- 본사에서 가맹점 세금 내는 것을 감사하나?

피자헛이 국세청도 아니고 왜 갑자기 가맹점주 세금을 잘 내는지 왜 확인하는지 모르겠다. 이 제도는 예전 있었다가 사라진 것인데 이번 시점으로 6년 만에 부활해 압박을 가했다. 협의회 임원들 위주로 감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트리플박스가 TV광고 나오고 주위 매장에서 에서 파니까 점주들 의지와 다르게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회사가 쌔게나오니까 (반대하던) 가맹점주들도 꼬랑지를 내린 것이다.

그 상생협약안 내용대로 하면 싸울 일이 없다. 대화를 해야 되는데 일방적으로 무조건 할인행사만 해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가맹점주들이 위축이 되니 본사에서는 지금 남아있는 몇몇 사람들(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 임원)이 점주들을 선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피자헛에서는 새로운 가맹점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 피자헛 출신 가맹점주들이 많은데 친(親) 피자헛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이거 말고도 너무 많은 말도 안되는 갑질을 당해왔다. 기획취재를 해 오길 바란다.

한편, 이번 인터뷰와 관련해 피자헛 본사 마케팅팀 담당자에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관련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했을 뿐 본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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