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지배구조개선과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와 함께 신규자금 유입 이후 롯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지주사격 호텔롯데 상장탄력... 시가총액 20조원 공모규모 6~7조원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오는 5~6월경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호텔롯데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이 완료되면 롯데는 호텔롯데 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번 상장은 투명경영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일본롯데의 한국롯데 지배력 약화 측면도 있다. 롯데는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공모를 통한 신주 30~40%를 발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90%를 넘는 일본롯데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호텔롯데는 지난해 매출 5조1319억원, 영업이익 3231억원이었다고 발표, 메르스 등 악재 속 선방한 실적을 보여 기업가치 20조원(비영업가치 8조원·영업가치 12조원)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7%로 줄었지만 44.5% 줄어든 호텔신라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호텔롯데는 이번 결산 마무리와 함께 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호텔롯데 상장 일정은 시가총액 20조원이냐, 15조원이냐 산정을 두고 상장주관사단과 의견이 엇갈리며 5월경으로 다소간 지연됐다.

롯데는 시가총액 20조원으로 공모자금 6~7조원을 기대했지만 상장주관사단은 호텔 매출 80%를 넘는 주요사업인 면세사업 환경변화와 함께 불확실성을 이유로 시가총액 15조원, 공모규모 3~4조원을 제시했던 것이다.

호텔롯데 공모가 산정에는 실적과 함께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신규특허 추가 여부 등 면세사업 환경도 변수다.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 따라 10년 연장이 최종 확정되면서 공모가 산정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달 말 정부의 시내면세점 특허추가 여부까지 확정되면 시가총액도 일단락되면서 상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추가 확정으로 호텔 매출의 10% 가량인 잠실 월드타워점 회생 가능성이 열린다면 분명한 호재다.

상장 후 롯데는 호텔롯데의 대다수 지분인 일본롯데의 지배력도 줄여나간다. 호텔롯데는 80개 계열사의 롯데그룹의 지주사격 회사지만 주주구성을 보면 일본롯데에 귀속돼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가 최대주주다. 또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광윤사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 중이다. 국내 호텔롯데(0.17%)와 부산롯데호텔(0.55%) 0.72%를 제외하면 일본의 광윤사(5.45%), 패미리(2.11%), L제4투자회사(15.63%)와 L제9투자회사(10.41%) 등이 99.28%다.

향후 롯데는 이같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지분을 향후 증자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50% 미만으로 감소시킬 예정이다.

일단 구주매출 대신 공모를 통한 신주 발행만으로도 자금 유입과 함께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상승하면서 개별 주식의 지배력 하락 효과가 예상된다. 이외 이번 상장 후 롯데홀딩스와 L투자사로 유입된 차익은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 배당과 함께 이들의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8월 신동빈 롯데 회장의 투명경영 약속 이후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TF팀을 발족하고 호텔롯데 IPO, 지주회사전환 등 과제를 수행해오고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에 이어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 등 주요 계열사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롯데 상장도 추진한다.

호텔롯데를 비롯해 그룹 주요 계열사 대부분은 거래소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주식(장외주)으로서 기업현황이 비공개돼왔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 73곳 중 20곳이 유가증권시장의 상장 재무요건을 충족한다.

◇호텔롯데 매출 80% 이상... 면세점,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 등 글로벌 행보 박차

호텔롯데 상장 후 신주 발행으로 확보될 자금에 대한 용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가총액 20조원선에서 공모가 산정 후 30~40% 신주 발행으로 유입될 6~7조원 가량의 자금은 향후 호텔롯데의 글로벌 진출에 사용될 전망이다.

상장 이후 호텔롯데는 일본롯데 지배력 약화와 함께 한국롯데 이미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선다. 2020년 아시아 톱3 호텔이 목표다.

현재는 국내만 13개, 해외 6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순수 국내호텔 브랜드로는 해외 가장 많은 호텔을 보유 중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 팰리스호텔을 인수, 지난해 8월 개관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맞물려 롯데면세점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1위 면세점'을 목표로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면세점 경쟁력 중 하나가 주요 명품 브랜드 입점인 만큼 직접 명품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별도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자금을 기반으로 롯데면세점은 해외 면세점업체 인수 등 공격적인 해외 M&A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이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만큼 덩치 키우기로 글로벌 1위에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신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1위 면세점'을 공언했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은 듀프리와 DFS그룹에 이어 글로벌 3위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