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15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대형마트 3사 노동조합은 산별노조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특히 이번 산별노조가 출범하면 그동안 기업 단위 노조활동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노조원으로서 보호받고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준비위 출범으로 3사 노조가 구심점을 갖게 되면서 25일 사측과 본교섭이 예정된 홈플러스 노조활동부터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마트노동조합(위원장 전수찬)과 홈플러스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 민주롯데마트노동조합(위원장 김영주)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앞에서 노조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트산업 노동조합 준비위원회' 출범을 알리고 롯데마트와 이마트 노조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마트 3사 노조는 선언문을 통해 "유통업계에서 매출 비중 50%인 대형마트업계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전체 점포수와 매출액 80% 가량"이라며 "이들 3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법정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에서 민주노조를 지켜온 우리는 연대와 단결의 힘을 기반으로 마트산업 노동조합 건설을 위해 나섰다"며 "부당한 노조탄압과 함께 특히 직고용 노동자들의 2~3배에 달하는 외주업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권리투쟁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트 3사의 직영 노동자는 7만6000명 가량이다. 하나로마트와 킴스클럽 등까지 합치면 약 8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마트 3사는 이들 직영 노동자보다 기간제 노동자를 포함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많다.

이들은 직영 노동자들의 3배 규모로 25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3사 노조는 산별노조 출범으로 대부분 노조활동에서 제외됐던 이들의 조직화도 기대하고 있다. 

3사 노조는 준비위 출범 후 1년여 기간을 거쳐 올해 연말쯤 본격적인 산별노조 출범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마트 등 각 기업별 노조로 활동해온 마트업계 노조들은 향후 산별노조를 통해 향후 임금협상 등 투쟁에서 조직화와 통합,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매장에서 직영 직원 비중은 30%, 협력업체 70% 가량으로 그동안 파업 등 노조 투쟁에서 직영 직원들이 파업하더라도 빈 자리를 협력업체들이 메워왔지만 이제는 협력업체분들도 파업에 함께 할 경우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며 "3사가 단결하면 사측에 대한 영향력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당장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10일 본사에서 단체협약 4차 실무교섭까지 진행했다. 기본급 범위와 수당, 8시간 전일제 전환, 휴게시간, 중간조 운영 등 임금과 근로조건에 대해 사측과 교섭 중이다.

향후 마트산업 노조 준비위는 3사 노조 활동의 구심체로서 ▲공동투쟁으로 노조탄압 저지·민주노조 강화 ▲공동 조직사업으로 마트사업장 민주노조 확대 ▲마트노동자 권익쟁취 위한 공동투쟁 활성화 ▲마트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통해 산별노조 조직적 기초 마련 등을 목표로 활동한다. 업계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처우 개선, 평등한 일터, 노동3권 보장 등은 주요사업으로 추진한다.

이 자리에서 3사 노조는 마트업계의 법정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현실, 높은 노동강도와 감정노동 강요, 불법파견 상태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비인격적 대우와 부가 업무에 시달리는 현실을 토로했다.

이마트의 경우 근로조건은 '화장실도 허락받고 가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무기계약직 임금은 법정최저임금 6030원이나 마찬가지인 6040원이다. 이마트 노조는 특히 무기계약직에도 통제 수단의 하나로 적용 중인 고과제 폐지 등으로 맞서고 있다.

3사 노조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노조 활동탄압과 간부징계, 부당인사 즉각 중단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 명절휴일과 의무휴업일 확대 등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협력업체 노동자 불법파견·인권유린·근로기준법 위반행태 근절, 고용안정·권리보장 ▲최저임금 1만원 쟁취, 최저임금 현실화 ▲쉬운 해고·비정규직 확대 부추기는 노동법 개악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산별노조 준비위 출범식 후 3사 노조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불법 노조탄압 현실을 규탄했다. 이마트는 노조 간부 표적발령과 하위고과 부여, 조합원 조합탈퇴 회유 등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도 민주롯데마트 노조 위원장 부당징계, 울산점 반품 빵 섭취로 계산원 20명 징계, 계산원 분회장 징계 해고 등 노조탄압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 롯데마트 진장점 이혜경 노조 지부장은 "배임과 횡령이라는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사측의 부당징계에 맞서 싸워온지 한달 남짓"이라며 "동료 노조원 투쟁의 힘으로 지탱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업계는 민주노총 산하 2012년 이마트 노동조합에 이어 2013년 홈플러스 노동조합, 2015년 민주롯데마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마트 3사 노동조합은 마트업계 노동자의 단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산별노조 결성을 논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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