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정명훈

[이뉴스투데이 박영근 기자]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보좌역이었던 백수현(40) 차장이 "피해 직원들은 한순간에 대국민 사기극의 주인공이 돼버렸다"고 호소했다.

앞서 경찰은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투고를 작성해 배포한 백 차장을 비롯해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0명을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백 차장은 10일 인터넷 매체 '인사이트'에 기고한 '서울시향 사태를 둘러싼 소름돋는 진실과 대한민국 사법정의'에서 "펜을 들었다가 놓기를 수차례 반복했지만 결국 용기를 내기로 했다"며 "우선, 다섯 달 된 제 아들에게 떳떳한 엄마이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백 차장은 출산 직후인 지난해 말 100시간 이상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몸조리도 못한 채 삶은 망가졌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에 가장 힘들고 억울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침묵한 이유는 "임신 중에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수색까지 당했고, 피해자인 동료직원에게 오히려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면서 더 큰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두렵고 무서웠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에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의 인권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 차장도 "경찰은 박현정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잦은 질책을 했던 것은 맞지만, 직장에서 용인될 정도의 업무상 질책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다"면서도 "이미 언론에도 공개된 '저능아, X랄, 새끼, 년, 처먹다' 등의 언사가 과연 대한민국의 공공기관에서, 아니 일반적인 직장에서도 용인되는 수준이냐"고 반문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짧게는 한 두 시간, 길게는 다섯 시간 이상을 고성과 폭언에 시달려도 참아야 했던 것이냐"며 "그것이 맞다면 나와 동료들은 대한민국 일반직장의 질서에 순응하지 못한 사회 부적응자"라고 했다.

백 차장은 "서울시향은 문화계 최고 직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며 "그동안 직원들이 보장된 직장도 없이 무작정 퇴사한 것 또한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냐. 그들은 박 전 대표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조용히 회사를 떠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이 호소문을 낸 배후에 정 전 감독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의 인권유린에 대해 직원들은 저를 통해 정명훈 전 예술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다"며 "그 과정에서 정명훈 감독의 부인인 구순열 여사 또한 저희를 구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저와 구 여사가 개인적으로 나눈 메시지가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문자 내용 어디에도 사건을 조작하고 없는 죄를 꾸며서 뒤집어 씌우라는 내용은 없다. 박 전 대표에 대해 함께 분노했던 내용이 전부"라고 알렸다.

"나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단 한 명도 구 여사와 연락을 하지 않고 인사도 못 나눠 본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나 또한 직원들에게 지시할 수 있는 지위나 위치에 있지 않다. 무슨 이득이 있어 한 사람의 말만 믿고 그 수많은 사람이 거짓을 도모하겠는가? 이는 서울시향 직원들을 꼭두각시 거짓말쟁이로 치부하는 대단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0명은 이번 경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최초 압수수색에서 나온 문자메시지 중 '섭외' '시나리오'라는 일부 문구에 도취, 예단을 가지고 짜맞추기식 수사를 진행한 결과다. 매우 유감"이라며 브리핑 등을 통해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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