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편도욱 기자] 영화 ‘동주’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작 영화에서 찬란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이른바 ‘스타’들이 만들어 낸 휘황찬란한 ‘신’들에 익숙한 한국 영화계에서 순제작비 6억원 남짓 투입해 촬영 19회차 만에 끝난, 저예산 영화가 이같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영화 동주를 기획하고 연출한 이준익 감독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 평론가 이숙명씨는 “이준익 감독이 한국 상업영화가 외면하고 있는 미학의 대지로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또다른 영화 전문가는 “영화 동주는 한 편의 시집같은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에 이뉴스투데이는 동주와 몽규, 빛나는 청춘을 데리고 돌아온 이준익 감독을 충무로 사무실에서 만나 영화 동주에 대해 물었다.

광복70주년을 비껴간 ‘동주’ vs 광복 70주년을 겨냥한 ‘암살’ 

- 동주를 보니 1년만 빨리 개봉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 광복70주년에 광속으로 우클릭하는 일본때문에 깊어지는 한일 갈등, 롯데 경영권 분쟁 등 일본 관련 이슈가 많은 해였지 않나?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도 지난해 터진 일본 이슈에 혜택(?)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고 있다.

"하하. 그렇게 목적성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그때면 그때, 지금은 지금 다 의미를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 개인적으로 광복70주년의 기념비적인 영화가 암살보다는 동주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주를 보면 그 시절 젊은이들의 모습을, 생각을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동주는 암살보다 초라한 영화다. "

- 초라하다?

"규모나 여러 가지 면에서... 하지만 동주만의 가치는 분명히 있다."

 

 

이준익 감독 “동주는 암살보다 초라하다. 하지만 남다른 가치가 있는 영화다”

- 어떤 가치인가?

"사실 그대로 구현하고자 했다. 잊혀져가는 기억들을 가능한 온전히 되살리기 위해, 인간 윤동주를 느끼기 위해서.... 모두가 그의 시를 알고 있지만 윤동주란 인물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가 왜 부끄러움을 느꼈는지를...."

- 그래서 영화의 첫장면이 후쿠오카 감옥에서 심문을 받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나 보다.

"맞다. 윤동주가 과거를 돌아보면서 자신이 썼던 시들의 배경이 된 윤동주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 윤동주를 화면 속에서 구현하는 것이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이었나?

"단순히 그 목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영화는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 만든 영화다."

- 좋은 질문? 어떤 질문인가?

"많은 질문이 있다.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왜 그들을 죽였냐는 질문이다. 동주와 몽규의 죽음은 분명한 가해자가 있다. 가해자에게 우리가 왜 그들을 죽였는지를 진지하게 물어본적이 있나? 난 없다고 생각한다."

- 일본을 겨낭한 영화라는 말인가?

"왜냐하면 일본 사람한테 죽임을 당한 거다. 왜 죽였는가에 대해서 왜 생각을 안하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이같은 질문에 진지하게 답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조차 하지 못했다. 이 영화는 이같은 질문을 하지 못했던 우리들에게 질문하는 영화다. 후꾸오카 교도소에 있었던 1800명의 죽음.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동주와 몽규의 죽음을 가해자 일본에게 묻는 영화다. "
 

 

영화 동주는 가해자 일본에게 동주와 몽규를 왜 죽였는지 묻는 영화 

- 동주역의 강하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섬세하게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미생에서 뜨기 전에 만났는데 갑자기 유명해지더라. 하하 ."

- 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도 이번 영화를 통해 기대주로 부상했다. 언제부터 주목했었나

"신촌좀비만화에서 처음보고 저 친구 연기 참 잘하네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친구가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 아역으로 나왔던 친구라고 하더라. 둘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때 꼭 한번 캐스팅 하겠다고 결심했었다. "

- 동주 이후 저예산 영화를 찍을 계획이 있나

"이번에 함께한 스테프와 배우가 또 찍자고 한다면 땡큐겠지. 하지만 저예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다시한번 만들기란.... 글쎄 힘든 일일 듯."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