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효규 기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30일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과 맺은 합의들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아바스 수반의 가장 심각한 경고로서 이스라엘과의 전쟁 아닌 협상 노선을 폐기하고 기존 협상 체제의 상징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해체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바스 수반은 이날 이 같은 폐기와 해체가 시작되는 구체적 시한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총회 연설 전부터 80세의 아바스 수반이 연설에서 정착촌 강행 등 이스라엘 현 정부의 강경 정책에 항의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이라는 '폭탄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돌았다.

이날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합의된 사항의 준수를 거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실제 권력이 없는 당국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깨고 정착촌 활동 중지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4차 석방을 거절함에 따라 우리는 합의 실행을 약속한 유일한 당사자로 계속 남아있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에 우리는 기존 합의들에 더 이상 구속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이 점령 세력으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아바스 수반은 협상을 위한 협상은 시간 낭비일 뿐이며 진정 필요한 것은 국제적 합법성에 의거해 점령을 종식시키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때까지 유엔이 국제 인도주의 법에 따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국제적 보호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팔레스타인 수반은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에서 점령한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20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통치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점령지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안전, 경제 및 행정 분야에서 이스라엘과 협력하고 있으며 1995년의 오슬로 협정이 그 기초가 된다.

다른 점령지인 가자 지구에도 170만 명의 팔레스타인이 살고 있으나 무장 조직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어 이스라엘은 이곳의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오슬로 협정을 기반으로 피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한 2국가 체제의 평화협상을 이스라엘과 진행했다. 그러나 2009년 다시 집권한 강경 우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정착촌 건설 등을 강행하면서 결렬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3년 전부터 유엔을 통한 독립국가 인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비회원 옵저버 자격을 얻었으며 국제형사재판소 등 유엔 기구 및 협약에 다수 가입했다.

이번 유엔 총회부터 바티칸시국기와 함께 팔레스타인 국기가 게양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제 사회의 중동 지역 관심이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에 쏠리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뒤로 밀려났다. 그만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좌절감은 깊었고, 팔 자치정부의 지지도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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