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행기업인 모두투어 한옥민 대표이사 사장이 윤리경영을 몸소 실천해 국내.외 여행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 박재붕 경제부장
한옥민 사장에게는 얼마전 평생 잊지못할 가슴아픈 사연이 있었다. 평소 어머니에 대한 효성(孝誠)이 남달랐던 한 사장이 모친 상을 당한 것이다.

현재 모두투어는 전국적으로 27개 직영 지점 뿐만 아니라, 860개가 넘는 간판 대리점, 해외 현지의 랜드사, 호텔 등 3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그리고 국내.외 항공사, 주한 외국관광청 등 대략 1500개가 넘는 기업체들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또 일반여행업을 하는 (주)모두투어인터내셔널과 (주)크루즈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숙박 및 음식 소매업을 하는 (주)모두관광개발, 온라인호텔예약 사업을 하고있는 (주)모두투어에이치앤디, 부동산 개발 및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는 (주)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 교육기관인 (주)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 위탁운영 및 대행업체인 (주)모두스테이 등을 계열사로 두고있다.

모두투어 본사 직원만 (올 3월말 기준) 1073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그의 수첩은 회사 내부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업무들을 챙기느라 늘 쉴 틈이 없을만큼 일정들로 빼곡하다.

한 사장이 이런 바쁜스케줄 속에서도 모친상을 당하자마자, 회사에 내린 한 가지 방침이 있다.

모두투어 간판 대리점과 협력업체에는 부고장(訃告狀)을 보내지 말 것과, 전국 지방에서 근무하는 모두투어 지점 직원들은 조문을 오지 말고 평소처럼 업무에 임하라는 것이었다.

또 서울에 있는 본사 및 계열사 직원들도 조문을 오지 말고, 서울에서 근무하는 회사 직책자들만 조문을 오되 부의금은 준비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다시말해, 한 사장이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협력업체 대표들만 만나도 3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많은 수의 조문객들을 정중히 사양한 것이다.

한마디로, 국내 최고의 여행사 사장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모두 내려놓은 셈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해서 한 사장은 장례식장이 차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지인들과 함께 조용히 장례식을 치렀다.

한옥민 사장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여느 여행업체 사장들이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모두투어 직원들도 한 사장의 이번 결단을 보고, ‘윤리경영’을 몸소 실천한 사례라며 흐뭇해 하는 분위기이다.

이와 관련 모두투어 한 직원은 “전국 각 지방에서 빈소가 차려진 서울까지 왔다갔다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로스(Loss, 손실)를 줄이고, 직원들이 (회사 사장이란 자리의 조문에) 의례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내리신 결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도 “그동안 ‘윤리경영’이란 말을 말로만 들어왔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사장님이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회사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면서 “직원들이 비록 (조문을) 가지는 못했지만, 마치 간 것만큼 흐뭇해하고 있고, 다른 여행사 사장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어의 요왈편을 보면, 공자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을 묻는 제자 자장(子張, 이름: 사師)에게 ‘5미(五美) . 4악(四惡)’이란 가르침을 준다.

공자가 말하는 5미(五美)는 훌륭한 리더가 반드시 지켜야 할 5가지 덕목으로서 혜이불비(惠而不費), 노이불원(勞而不怨), 욕이불탐(欲而不貪), 태이불교(泰而不驕), 위이불맹(威而不猛)이다.

즉 “군자는 은혜롭되 허비하지 않으며, 수고롭게 하되 원망받지 않으며, 목표실현을 추구하되 탐욕을 부리지 않고,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위엄스러우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고 답했다.

이번 모두투어 한옥민 사장의 결단이 바로 혜이불비(惠而不費, 은혜롭되 허비않은 경우)의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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