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주요 계열사 절반이 '임금피크제' 도입

[이뉴스투데이 박재붕 기자] 국내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절반 가까이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의 직접 자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계열사 378개 중 47%(177곳)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고 1일 밝혔다.

임금피크제는 일정한 연령이 지나면 임금을 동결하거나 감축하는 것으로 정부는 세대간 상생고용 방안으로 보고 있다.

1~15위 그룹은 275곳 중 151곳이 도입해 그 비율이 55%에 이르렀고, 16~30위 그룹은 103곳 중 26곳(25%)곳만 도입했다.

30대 그룹 주력 기업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 48곳의 감액 시작 연령을 보면 만 56세(37.5%), 58세(29.2%), 57세(16.7%), 59세(12.5%)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도입시 감액비율은 10%(56세), 19%(57세), 27%(58세), 34%(59세), 40%(60세) 비율이 다수였다.

또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177개)은 임금피크제 도입시 사무직뿐만 아니라 생산직(기술직)도 적용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전 계열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해 내년부터 법 시행일에 따라 단계적 적용할 예정이다.

LG그룹의 경우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2곳이 올해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으며, 건설과 칠성음료 등 일부 계열사가 하반기 임·단협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 그룹과 GS그룹은 주요 계열사 중에는 건설분야만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오일뱅크 등 계열사별로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며, 농협그룹의 경우 다사(多社) 1노조 체제로, 현재 노조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관련 TF를 구성·논의 중이다.

한진그룹의 경우 원만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지난 3월 대한항공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16개소) 모두 정년연장과 동시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

신세계그룹은 법시행 이전인 지난 3월부터 정년을 60세로 조기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아울러 누적식 연봉제로 임금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고과등급이 전년대비 하락하더라도 연봉이 삭감되지 않도록 했다.

SK그룹의 경우 텔레콤, 하이닉스 등 다수의 계열사가 2013년 고령자법 개정 전부터 정년을 60세로 정했다. 정년 60세 미만인 회사는 고령자법 개정을 전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