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산업팀]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착수한다.

양측은 법정 공방과 함께 보다 많은 우군을 끌어들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주요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외에도 삼성전자 등 추가적인 공격을 통해 삼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이 오는 19일 진행된다.

양측은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기 위해 두 차례의 가처분소송을 냈지만 재계에서는 엘리엇이 합병 반대보다는 합병 이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통합 삼성물산은 사실상 지주사인 동시에 삼성전자 지분도 4.1% 보유한 핵심 회사"라면서 "삼성물산을 발판으로 삼아 삼성전자를 겨냥함으로써 더 큰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얻을 게 많다. 삼성물산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에 따른 기대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엇은 합병 후 다른 외국인 주주와 연계해 배당확대, 이사진 교체, 회계장부 열람, 삼성물산이 소유한 전자 주식 현물 배당 등을 요구함으로써 더 큰 실익을 챙길 수 있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합병 자체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대하는 주주도 있지만 찬성하는 주주들도 만만치 않다.

엘리엇이 합병 후 외국인 주주와 손잡고 '주주 이익'을 내세워 공세를 펼칠 경우 국·내외 투자자들이 여기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에서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보유를 늘리면 합병 볍인의 주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엘리엇은 더 큰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현물배당 요구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후 삼성물산에 비공식적으로 거래를 요구할 수도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삼성에게 자사주 형태로 가장 비싸게 팔려는 게 목적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현재 엘리엇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외국계 펀드의 편에서 삼성그룹을 공격한 바 있다. 그래서 삼성의 내부 사정에도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넥서스의 전신인 '법무법인 우일IBC'는 지난 2004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외국인 투자자 설득 등을 통해 통합 삼성물산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엘리엇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수립했다"며 "합병 후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주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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