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 정성훈 기자] 기대를 모았던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이 도입된지 1년 만에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스팩은 도입 초기 큰 기대를 모았다. 대우증권이 지난해 대우스팩상장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뒤 미래에셋, 현대 등 대형사들도 앞다퉈 스팩을 출시했다.

중소형증권사도 녹색에너지, 태양광, 게임 등 틈새시장을 노린 특화 스팩으로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현재 스팩을 상장시킨 증권사는 20여개사로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증권사가 30개인 것을 감안하면 60% 이상이 스팩붐에 동참한 셈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결과는 신통치 않다.

증권사들이 스팩을 신수익원으로 삼고 잇따라 상장했으나 성과는 부진하다.

첫 상장 1년 만인 지난 16일 대신증권의 스팩(대신증권그로쓰알파기업인수목적)이 처음으로 합병 성과를 냈다. 그러나 스팩시장이 재조명받지는 못했다.

이후에 또 다른 스팩들의 합병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달에 상장 1주년을 맞는 대우증권스팩 등 4사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합병신고서제출, 등기 등 절차를 매듭지으려면 6개월이 걸리는 점에 비추면 남은 시간은 1년 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합병에 실패하면 스팩을 해산한 뒤 공모금액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 경우 증권사입장에선 IPO 관련 평판이 나빠지는 등 악영향이 만만치 않다.

국내 증시는 스팩에 관해 허황된 생각을 갖고 있다. 스팩에 투자하면 배 이상의 수익이 나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팩에 대한 실망감은 사실 투자자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스팩 출시 초기에 충분한 이해 없이 단순히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 맹신해 시장을 과열시킨 장본인은 바로 투자자였다.

그러나 상장만 시켜놓고 뒷짐지고 있는 증권사들 역시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앞서 언급한 대로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개인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자를 유도한 금융당국과 관련업체들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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