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 정성훈 기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 청약에서 처음으로 미달 사례가 나왔다.

지난 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청약을 받은 ‘히든챔피언 제1호 스팩’의 최종 경쟁률이 0.66대 1에 그쳤다.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른 스팩들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고 있고 공모연기, 공모철회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증시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으며 한때 10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스팩의 인기가 최근 급속히 식어가는 중이다.

사실 스팩주들을 살펴보면 녹색성장과 M&A 외에 큰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 스팩주들이 일주일이 멀다하고 상장예심을 신청하고 통과하지만 스팩주간에 경쟁력을 잃어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상황이다. 스팩주간에 독창성이 없다보니 확실한 상승모멘텀 역시 없다.

상장예심청구를 완료한 스팩 중 2개사가 상장을 연기했다.
 
여기에 증권사 3~4곳이 추가로 스팩 상장예심을 앞두고 있다.

향후 스팩 홍수사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팩이 인수기업을 목표로 하고 특히 녹색성장과 관련해 합병대상을 찾고 있기 때문에 공급이 넘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공급과잉은 결국 합병대상의 몸값을 부풀리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결국 당초 스팩에 기대했던 경쟁력은 그만큼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스팩에 대한 거품붕괴는 사실 투자자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스팩 출시 초기에 충분한 이해 없이 단순히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 맹신해 시장을 과열시킨 장본인은 바로 투자자였다. 이제서야 투자자들이 스팩에 대해 냉정하고 신중한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과 거래소 역시 최근 들어서 스팩에 대한 심사기준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비난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스팩에서 발생된 거품이 스스로 빠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나온 방침은 ‘뒷북’이나 다름없다.

상장만 시켜놓고 뒷짐지고 있는 증권사들 역시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앞서 언급한 대로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개인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자를 유도한 금융당국과 관련업체들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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