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와 그 배경을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에 힘을 실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 임기 만료료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대신 정태웅 제련사업 부문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박기덕 TD(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 부문 사장과 정 사장의 각자 대표 체재로 운영된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2019년 3월 이사회를 통해 숙부 최장근 명예회장에 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지 6년 만이다. 이번 대표이사 사퇴에 따라 최 회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 역할만 하게 됐다.

고려아연 측은 이에 대해 “세계적인 기준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측면에서 이사회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다. 제련을 담당하는 정 사장이 새롭게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최 회장의 업무를 분리하게 됐다”면서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최근 벌어진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법적 부담감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물러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안건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규정 삭제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주총결과 배당안은 고려아연이, 정관 변경 안건은 영풍이 각각 승리로 마무리돼 그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주총 이후 영풍 측은 지난해 현대차 해외법인 HMG글로벌을 대상으로 진행된 제3차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앞서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고가 매수 등 시세 조종 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폭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서면서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 계획 등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려아연은 2021년 최 회장 주도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새 비전을 제시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소재, 자원순환 등 신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도하던 최 회장이 한 발짝 물러서면서 리더십 부재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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