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익산공장 앞 하림의 아침 공간 모습. [사진=최은지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식품의 본질은 자연에 있으며, 신선한 식재료로 최고의 식품을 만듭니다"

하림이 이 같은 식품 철학을 바탕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선한 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철저한 원칙을 세웠다는 것이다. 

하림이 유독 인공적인 부재료 등을 첨가하지 않고, 식품 생산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적 공정 사용을 고수하는 것도 신선함을 조금이라도 깨트리지 않기 위해서다. 

하림산업 더미식 브랜드의 즉석밥 제품군. [사진=최은지 기자]

22일 하림이 진행한 ‘푸드로드 투어’에 참여해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하림 공장 2곳을 찾았다. 푸드로드 투어는 하림산업 키친로드와 하림 치킨로드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키친로드 투어는 하림산업 식품 공장인 퍼스트키친(First Kitchen)에서 이뤄졌다. 퍼스트키친은 오늘날 가정의 주방들이 조리보다 식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기존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공간이 밖으로 나와 모여 만들어진 커다란 부엌이 바로 퍼스트키친 이라는 것이다. 

하림 관계자는 “특히 1~2인 가구의 주방 조리 기능이 최소화됐다”며 “퍼스트키친에서 조리한 식품을 가져와 간단히 데워먹거나 식사하는 공간으로 주방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 퍼스트키친 1층에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사진=최은지 기자]

◆‘커다란 부엌’ 퍼스트키친

퍼스트키친이 커다란 부엌을 의미하는 만큼, 만날 수 있는 제품군도 다양했다. 육수와 가정간편식(HMR), 육가공, 소스 등을 만드는 K1과 면류를 생산하는 K2, 즉석밥 공장인 K3로 공간이 크게 나눠졌다. 

우선 라면 장인의 주방을 재현한 K2에서는 건면과 유탕면(용기, 봉지면)이 생산되는 단계를 엿볼 수 있었다. 하림의 라면은 순수 자연 재료를 바탕으로 분말이 아닌 육수 그대로를 농축해 국물의 맛을 낸다는 특징이 있다. 면을 반죽할 때도 육수를 넣어 면 자체만으로도 맛과 풍미를 내는 데 집중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공정으로는 Z노즐 공법이 있었다. 건면을 만들 때 100도 이상의 고압 스팀으로 2~3분간 면을 익힌 뒤, 냉수 샤워를 통해 면을 급수축시킨다. 이후 120도 이상의 뜨거운 바람을 면에다 쐬어 건조하는 게 핵심이다. 하림 관계자는 “120도 이상의 열풍으로 건조시간이 단축, 면의 중심부까지 육수가 더 쉽게 스며들게 된다”라며 “고가의 설비지만, 제품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투영됐다”고 부연했다.

밥 짓기 장인의 비법을 볼 수 있는 K3에서는 하림의 즉석밥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에서처럼 쌀과 물만 넣고 밥을 짓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산도조절제나 보존료 등을 전혀 넣지 않는다. 

하림 관계자는 “쌀과 물만 넣을 수 있는 배경에는 class 100 수준의 클린룸이 있다”며 “이는 의약품·반도체 공장 수준의 청정도를 지닌 공간으로, 이를 통해 유통기한도 타사 대비 1개월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K1은 밥 요리(볶음밥, 주먹밥), 만두, 육수, 국물요리, 조미식품 등 다양한 제품군이 생산되고 있었다. 라면의 경우, K1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스가 K2 공장에서 라면으로 탄생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규모 또한 4만3116㎡(약 1만3042평)으로 퍼스크키친 중 가장 크다. 

온라인물류센터와 생산공정을 잇는 브릿지. [사진=최은지 기자]

◆신선함에 ‘집착’···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한다

하림은 이러한 공정들을 기반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퍼스트키친에 만들어지고 있는 온라인 물류센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하림이 약 1400억원을 투자한 대규모 시설로, 중간 유통 과정 없이 D2C(소비자 직접 판매)를 가능케 하기 위해 마련됐다. 외부는 완공됐지만 아직 내부는 준비 단계로, 올 연말 가동이 목표다. 

물류센터는 식품 공정인 K1, K2, K3의 사이에 위치해 각 공장과 브릿지(다리)로 연결돼, 상품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꾀했다.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된 상품들은 냉동·냉장·실온 구분 없이 하나의 박스에 합포장 돼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의 식품 철학은 ‘신선’이다.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유통 과정을 줄이고, 더욱 신선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향후 하루, 일주일 등의 식단과 같은 방식으로 더 편하게 온라인 몰에서 하림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림 치킨로드에서 만들어지는 육가공 제품군. [사진=최은지 기자]

◆닭고기 시장 점유율 31%, 하림의 비법

치킨로드를 위해 다음으로 찾아간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는 하림을 대표하는 닭고기 가공 과정을 볼 수 있었다. 2022년 기준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의 비중은 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먼저 하림만의 닭고기 도계 과정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하림은 닭을 도계하기 전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닭을 재우는 ‘가스스터닝’ 방식을 안내했다. 이는 전기 충격으로 닭을 죽이는 타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이를 통해 닭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하림 측의 설명이다. 

에어칠링 단계도 눈에 띄었다. 닭의 기본 체온이 41도 정도인데, 이를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2도 이하로 신속하게 낮춰주는 과정이다. 하림 관계자는 “닭이 7km의 레일을 200분 동안 이동하며 온도를 낮추게 된다. 이를 통해 워터칠링(얼음 물로 닭의 온도를 낮추는 것) 대비 수분 흡수를 원천 차단하고 맛과 풍미를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을 보낸 닭고기는 곧바로 육가공 공장으로 이동해 가공 과정을 거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용가리 치킨, 삼계탕 등이 있다. 특히 삼계탕의 경우, 도계 후 24시간 이내 삼계탕을 만드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 제조사가 원료 구입 후 창고 보관 후 가공까지 48~168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신선도에서 차이가 큰 셈이다. 

한편 하림은 퍼스트키친,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와 더불어 하림푸드까지 익산에 위치해 트라이앵글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동북아 식품허브를 꿈꾸고 있는 익산에서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을 조성했다”면서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지속 성장하는 국내 식품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동북아 식품 시장의 수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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