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그러나 시장에 뛰어든 기업만 1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Freepik]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그러나 시장에 뛰어든 기업만 1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Freepik]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이미 10개 이상의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국내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새로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은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회사가 경쟁을 벌이는 양상에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미국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제품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CKDB-501A’의 국내 3상 임상시험 결과, 투여 4주 후 미간주름 개선율이 80.69%, 대조군인 보톡스는 70.83%로 나타났다고 공시했다. 양 투여군 간 미간주름 개선율 차이는 9.82%다. 종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에 비해 기업 수가 너무 많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 여기에 대형 제약사 종근당의 시장 진입이 알려지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것이다. 현재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전후로 추정된다. 이처럼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국내에 집중돼 있을 만큼 주목도는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가속화된 이유로는 ‘시술 대세’라는 시기 특성이 꼽힌다. 업계는 ‘피부 미용 트렌드’가 성형수술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휴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197억원, 영업이익 117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당경쟁의 양상 속에서도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입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먼저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 2월 1일 식약처로부터 ‘리엔톡주 100단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그동안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2종 허가를 받아 국외로 보내왔다. 이번에는 국내 허가를 얻어냄으로써 리엔톡주를 앞세워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설 전망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비엠아이’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합류했다. 제주에 본사를 둔 한국비엠아이는 지난달 중등증 내지 중증의 심한 미간 주름의 일시적 개선에 대한 효과로 ‘하이톡스주 100단위’에 대한 국내 판매용 허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제테마’, ‘에이티지씨’ 등의 여러 기업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자 보툴리눔 톡신 ‘삼대장’으로 불리는 주요 기업들은 미국을 새로운 활로로 낙점했다.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타깃으로 미국이 선정된 배경에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점이 있다. 글로벌 톡신 시장은 총 72억 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그중 미국 등 북미 지역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국내 톡신 개발사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2019년 아시아산 중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은 ‘주보’가 이미 쏠쏠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를 빠르게 늘려가면서 시장 점유율을 11%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주보의 글로벌 매출 935억원 중 445억원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FDA에 ‘MT10109L’의 허가를 신청했다. 동물 유래 성분과 사람 혈청에서 추출한 알부민도 쓰지 않아 동물성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가 시 미국에 처음 진출한 액상형 톡신이 된다. 식염수를 섞어 희석하는 기존 냉동건조 분말형과 달리 희석 과정이 필요 없어 감염 우려도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휴젤’도 ‘레티보’의 미국 FDA 허가를 얻어내기 위해 삼수에 나섰다. 휴젤은 지난 1월 25일부터 강원도 춘천시 거두공장에 대한 FDA 실사를 받고 있다. 2021년 3월 첫 도전에서는 FDA로부터 문헌 및 데이터에 대한 보완 요구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허가를 재신청했지만 공장 관리에 관련해 퇴짜를 맞았다. 결국 추가 보완을 거쳐 지난해 10월 세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10개 기업이 2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두고 땅따먹기에 나선 가운데 5대 제약사로 불리는 종근당의 등장은 동종업계 기업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만하다”면서 “종근당 때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시장의 포화 상태가 기존 주요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고 봤다. 이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점도 진출 사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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