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유통업계 수장들이 인공지능(AI)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변화하는 오프라인 유통 핵심은 첨단 IT기술 활용에 있다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최근 AI를 포함한 IT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조직에 IT 관련 부서를 꾸리고 오프라인 유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AI 활용 트랜스포메이션···매출·이익 성장 도모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최근 롯데쇼핑 내부 인트라넷에 올린 최고경영자(CEO)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가 되기 위해 매출과 이익을 동시 성장시키기 위한 트랜스포메이션 2.0의 가속화를 주문했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글로벌 리테일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롯데도 지난해 9월 '라일락(LaiLAC·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 센터를 만들고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일락’은 김 부회장 주도로 만든 인공지능 추진협의체다. 

김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메시지 연장선이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전환을 한 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AI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AI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롯데지주]

신 회장은 지난 1월 2024년 상반기 VCM에서도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롯데 유통군은 신 회장의 이같은 지시에 따라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생성형 AI 추진협의체 '라일락'을 통해 AI 기반 고객 상담 등 리테일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론칭한다. 롯데쇼핑은 라일락으로 롯데멤버스가 가진 42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연계나 데이터 커머스 추진 등 B2B(기업 간 거래) 신사업은 물론, 광고 제작 자동화, AI 기간 고객 상담 등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삼겹살 품질 검수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딥러닝 기반의 AI 장비가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선별하는 기술이다. 롯데마트는 기존과 비교해 한층 정밀하고 객관적인 선별이 가능해 고객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상품 추천, 리뷰 분석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직접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날아가 CES에서 리테일테크 등 최신 IT 기술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올해도 AI와 IT 등 기술에 투자를 계속할 방침이다. 지난해엔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의 AI, 빅데이터 부서 임직원을 모아 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기술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One less click, One more step(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이라며 고객 접근 단계를 줄이는 것이 사업 성장의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산하에 AI·데이터 기술 관련 본부를 두고 최신 기술을 접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추천, 할인행사 설계 등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고객이 남긴 상품 리뷰를 분석하고 부정 반응에 선제 대응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그룹의 IT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는 그룹 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최신 기술을 도입 중이다. 

이마트24는 신세계아이앤씨와 협업해 자동결제 기술이 구현된 스마트코엑스점을 유통업계 최초로 열기도 했고, 최근에는 AI 알고리즘이 점포별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상품을 추천해주는 AI상품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SSG닷컴은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AI 보이스봇인 ‘조이’를 취소∙환불 업무에 도입했다.

◇고객 편의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AI 활용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현대백화점에 100여명 규모의 디지털사업본부를 편성하고 빅데이터 마케팅 등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본부 산하로 편입된 조직인 ‘아이랩(i.Lab)’에서 백화점 서비스와 콘텐츠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는 업무를 맡고 있다. 

아이랩은 지난해 현대백화점에 인공지능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선보여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이용자는 젤뽀를 통해 현대백화점 각 지점과 관련된 쇼핑 정보, 팝업스토어, 신규 출시 브랜드 등 영업 정보를 비롯해 주차 사전 정산, 온라인 상품 주문조회, 배송 현황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 젤뽀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와 채팅 상담 기능도 탑재했다.

백화점 행사 문구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루이스’는 업무 효율을 높였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루이스’로 업무 처리시 기존보다 약 84배 빠른 일처리가 가능하다. 루이스는 대규모 AI 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해 감성적인 문구 작성이 가능하다.

더현대 서울에서 선보인 자동 결제 매장 ‘언커먼 스토어’도 아이랩 작품이다. 방문객 출입을 감지하고 고객의 동선과 상품 무게를 측정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정 회장이 지난 2018년 설립한 IT 계열사 현대아이티앤이는 더현대 서울에 도입된 VIP라운지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 등을 제작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 배치된 인공 개 ‘스폿’은 외부 업체와 기술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쿠팡 등 온라인에 밀리면서 위기 돌파구로 인공지능을 선택하는 추세”라며 “각 기업의 차별화와 혁신 수단으로 AI와 IT 기술을 선택하고 있다. 향후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활용 방안과 기대 효과 등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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