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글로벌 경기·내수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제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흔들리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주요 수출국의 무역기술장벽(TBT)이 높아지면서 수출 비용흡수 능력을 갖춘 대기업은 영향이 미비하지만 중소 수출기업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에 내몰리고 있다.

13일 재계 및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6개 수출대상국 및 국내 제조업 내 7개 산업을 대상으로 해외 TBT 증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금액에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수출이 TBT 증가로 인한 추가 비용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한 대기업에 쏠려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TBT란 대표적인 비관세조치로 무역상대국의 다른 기술규제, 표준, 적합성 평가절차로 인해 무역에 방해가 되는 각종 요소를 뜻한다.

반면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수출대상국의 무역기술장벽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TBT 증가는 수출금액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수출기업의 수는 감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TBT 증가로 수출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중소 수출기업들의 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 하락세 여전···대기업·중기 온도차 엇갈려

신상호 한은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해외 TBT가 1% 증가할 때 수출기업 수는 최대 0.22%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수출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기동행종합지수는 생산·출하 하락 등으로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유해 초기인 202년 1~6년 이후 가장 긴 내림세다.

중소기업 경기 상황을 알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월 들어 0.25포인트 떨어진 99.44(2015년 100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1개월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들어 경기가 더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한은이 발표한 지난달 전체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포인트로 2020년 9월(64) 이후 가장 낮았다. 하지만 기업 규모별(제조업)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74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65에 그쳤다. 기업가 판단을 담은 BSI는 기준선 100보다 낮을 수도 부정적 응답이 많은 걸 뜻한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경영 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61.6%)을 꼽는 중소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 1~3% 성장률의 ‘저성장’ 기조가 자리잡은 만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데에 목소리가 실리고 있다.

◇내수 침체·고금리 발목···중기 정책자금 등 유동성 절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중기가 겪는 어려움이 상당 기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높은 금리가 발목을 잡는 만큼 한은이 중기 지원용 정책자금을 마련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부연구위원 역시 “생산성이 낮은 산업이나 기업이 해외 TBT로 인해 수출시장에서 도태되거나 신규 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는 자본투자와 R&D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산업 분야별 특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정책은 대기업 중심의 기존 수출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중심의 잠재적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아직 수출국 경기침체,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 추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대외리스크 등에 대응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만큼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해외마케팅 및 해외인증·무역금융 등 지원책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