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에서 GC녹십자를 제외한 탑5 제약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낮은 영업이익률로 고심에 빠졌다. 그 원인으로 제네릭 위주 사업 구조가 지목된다. [사진=각 기업, 편집=이승준 기자]
지난해 실적에서 GC녹십자를 제외한 탑5 제약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낮은 영업이익률로 고심에 빠졌다. 그 원인으로 제네릭 위주 사업 구조가 지목된다. [사진=각 기업, 편집=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주요 제약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도 고심에 빠졌다. ‘2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도 낮은 영업이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그러면서 제네릭 위주의 사업구조가 신약개발 위주로 개편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제약사들은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공개했다. 그 결과 ‘톱5’로 불리는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중 GC녹십자를 제외한 기업들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당 제약사들은 하나같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특히 유한양행은 1조8590억원으로 ‘2조 클럽’을 목전에 뒀다.

그러나 제약사들의 ‘근심’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매출액과 달리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면서다. 지난해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각각 영업이익률로 3.1%, 14.8%, 2.1%, 14.8%, 10.9%에 그쳤다. 각 기업별로 영업이익률이 3~7%p 올랐지만 여전히 주요 바이오 기업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 CDMO 대표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6946억원과 1조1137억원을 올리면서 3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셀트리온’도 2조4000억원대의 매출과 33%대의 영업이익률이 추산된다. 보툴리눔톡신·필러 등을 주력 사업으로 삼은 ‘휴젤’ 역시 319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 36.8%를 기록했다.

제약사의 낮은 영업이익률의 배경에는 ‘제네릭’ 위주의 사업 구조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사들은 수출보다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여기에 마진이 낮은 제네릭이 사업구조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외부도입상품의 비중이 높은 부분도 낮은 영업이익률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사업 구조가 기존 제네릭 위주에서 신약 중심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간 1000억여원의 비용이 10여년간 소요되는 신약개발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특성으로 인해 그간 제약사들이 제네릭에 초점을 맞춰 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고마진이 뒤따르는 신약 위주로 리뉴얼해야 수익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이리스크’에 대한 정부 지원을 주문했다. 그는 “대형 제약사들도 신약을 출시했을 때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임상 비용이 부담스러워 기술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인데 중소형 제약사들은 오죽하겠는가”라며 “임상 단계별로 세제 혜택과 같은 정부 지원이 뒤따른다면 제약사들이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수익률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모인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제약사의 호실적에 신약개발이 기여한 바 있다. 먼저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의 일등공신으로 개량신약 ‘로수바미브’를 꼽는다. 이 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올해에는 혁신신약 ‘렉라자’를 앞세워 내년 ‘2조 클럽’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희소 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1조7000억원대에 기술이전한 데 따른 계약금 수령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향상됐다. 기술이전에 따라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약 1061억원이었다. 이례적인 기술이전에 힘입어 GC녹십자를 누르고 매출 2위로 올라서며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톱5 제약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기업은 GC녹십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매출 2위 자리를 종근당에 뺏기고 말았다. 지난해 매출 1조6266억원은 전년보다 4.9% 감소한 수치다. 올해 하반기 신약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과 인도네시아 플랜트 기술수출, CMO 등 신규 사업 확대를 앞두고 있어 2위 재탈환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에는 미국 MSD에 기술수출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과 함께 자체개발 개량·복합신약의 성장이 있는 것으로 의견이 모인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선보인 개량신약으로는 ‘클로잘탄정’과 ‘실다파정’ 등이 있다.

대웅제약도 신약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753억원·1226억원이다. 그중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72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여기에 약 1조360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도 성공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나보타·엔블로라는 3대 혁신신약을 기반으로 ‘1품1조’ 비전을 이뤄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에 힘을 쏟은 기업들이 올해 좋은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그동안 R&D에 공들인 기업들에게서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R&D 투자와 기술수출 성과가 향후 매출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제약 산업에서 R&D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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