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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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전이 전세계 AI 반도체 랠리에 탑승하지 못한 채 ‘10만전자’ 도전은커녕 ‘7만전자’를 지키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AI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역량에서 희비가 갈린 만큼, 올해 3분기 출하 예정인 5세대 HBM 반도체의 성공 여부가 삼전의 박스권 탈출 핵심이 될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삼전은 올해 들어 3월 8일까지 6.62% 하락했다. 이에 연초 종가 기준 7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7만3300원까지 추락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동기간 21.48% 상승, 사상 첫 17만원대에 진입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제품으로, AI 메모리 반도체의 필수품으로 분류되는 HBM으로 두 경쟁사 간의 주가 디커플링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와 연관된 HBM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와 연관된 제품은 HBM”라면서 “이 부문에서만큼은 ‘세계 1위’ AI 반도체사 엔비디아와 더 끈끈한 관계를 맺고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앞서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할 때 SK하이닉스는 HBM 개발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세계 AI칩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배경이기도 하다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가 2위 AMD와 거래를 맺었지만, 엔비디아와 손잡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엿보인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두 경쟁사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3%에 달한다. 전년 대비 3% 확대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40%에서 38%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적자에 허덕일 때 SK하이닉스가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평균 목표주가 역시 9만4000원선으로, 현 주가 대비 20%이상 높다.

차세대 HBM 개발·생산 의지가 호재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 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했으며, 구글의 TPU 프로젝트 개발자 출신인 우동혁 박사를 리더로 영입했다. 

실질적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당장 올해 3분기 D램을 8단으로 쌓은 5세대 HBM 출하를 시작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4~2026년 AI 시장은 전 산업 분야에 AI 침투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범용인공지능(AGI) 연산 폭증과 천문학적 AI 연산을 감당할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라고 밝혔다.

특히 “AGI 칩 생산 가능한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로 공급 부족인 AI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고객사로부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에서 초기 의사결정은 늦었지만, 방향은 잡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을 직전 분기 대비 6.2% 증가한 72조원, 영업이익은 52.6% 늘어난 4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12단 HBM 개발에 성공, 올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엔비디아에 샘플도 전달됐다.

문제는 수율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HBM 생산능력이 결국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는 HBM 생산능력을 무한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면서 “이제는 한정적인 캐파(CAPA)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2024년 HBM에 대한 포인트는 경쟁 심화가 아닌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제고 수준 여부가 될 것”이라면서 “HBM의 빠른 성장세 속 높은 생산성은 선제적 추가 수주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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