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텔, 그래픽=고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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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산업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수익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한때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던 개발자 인력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임직원 수는 2023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임직원 수는 지난 2022년 493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듬해인 2023년 들어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4318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3901명에서 3880명으로 감소하며 전반적인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들은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게임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넷마블은 올해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의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정리하며 그동안 비대해진 조직 경량화에 초점을 맞췄고,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도 폐업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투스도 두 자릿수 규모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넥슨의 경우 별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는 없지만, ‘워헤이븐’ 서비스 종료를 기점으로 해당 인력들의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채용시장 규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경력 3년 이하 개발자 공채 프로그램을 50여 명 규모로 축소했으며, 2021년 이후 반기마다 세 자릿수의 대규모 공채를 진행해온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공개 채용에 나서지 않았다.

온라인 플랫폼 출신 개발자 A씨는 “구조조정이나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면서 IT업계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개발자 인력들이 크게 증가했다”며 “물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다루는 개발직군의 수요는 여전하지만 예전과 같이 모든 개발인력을 찾는 추세는 아니다. 개발인력에도 등급이 생겨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추세는 생성형 AI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기존 데이터 중심의 업무들이 AI 기술을 통해 경량화가 이뤄지면서 AI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정보기술 기반의 인력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시기 가파른 연봉 인상을 기록했던 개발직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벤처·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개발인력 정리가 본격화됐다.

이에 IT 대기업에서는 기존 사업 정리와 함께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저연차 인력으로 개발자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커리어 매칭 플랫폼 사람인의 HR연구소가 국내 IT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연차에서 저연차로 인재 선호 연차가 이동했다. 연차별 증감률을 살펴보면 신입 인력은 지난해 21.3%에서 올해 25.2%로 3.9%p 가량 증가했다.

1~5년차도 같은 기간 34.6%에서 37.9%로 3.3%p 증가했지만, 5~10년차 인력은 올해 28.4%로 1년 만에 9.5% 감소했다.

응답 기업 인사 담당자 중 37.9%는 올해 우선 확보할 인재로 ‘1~5년차’를 꼽았다. 뒤를 이어 대리~과장급인 5~10년차(28.4%), 신입(25.2%), 10년차 이상(3.8%)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차별 연봉 규모에 따른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원티드랩이 발표한 IT기업 개발자 인력들의 연차별 연봉을 살펴보면 1~3년차 개발자의 연봉은 2022년 하반기 4431만원에서 2023년 상반기 4389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10년차~12년차의 숙련된 개발자들의 몸값은 2022년 하반기 7369만원에서 2023년 상반기 7713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IT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개발인력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이 축적되면서 고용시장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업황을 비롯한 시장 상황이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어 채용 규모 축소는 물론 기존 인력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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