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롯데지주, CJ그룹, 한화갤러리아]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롯데지주, CJ그룹, 한화갤러리아]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유통가 3, 4세가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섰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분야를 맡아 동분서주하며 존재감을 드러내 주목받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유열, CJ 이선호, 한화 김동선 등 유통가 3, 4세의 그룹 챙기기가 시작됐다.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그룹 미래먹거리를 찾아나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룹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정보통신]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아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정보통신]

◇신동빈 회장 전폭적 지지 얻고있는 신유열 전무

신동빈 롯데 회장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자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를 맡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해 롯데쇼핑의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현장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신 회장은 신 전무에 대해 “유통을 포함해 국내와 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피며 공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신 전무의 현장 경영 행보는 지속 중이다.

신 전무는 올해가 되자마자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CES2024 현장을 둘러봤다. CES를 찾은 신 전무는 현장에 마련된 롯데정보통신 부스는 물론 메타버스 플랫폼인 칼리버스, 전기차 충전기 이브이시브 등 솔루션을 돌아보고, LG와 SK, 소니, 샤프, 캐논, 파나소닉 등 부스도 살펴봤다.

업계에선 신 전무가 CES에서 최신 기술을 활용해 롯데그룹과 접목시킬 수 있는, 이른바 미래먹거리를 찾아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의 신년사와도 맞닿아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당부하면서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왔다.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줄 것”을 언급했다. 또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신 회장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역할을 신 전무가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 회장이 추구하는 ‘창의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신 전무가 앞장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전무가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 이후인 올해 이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을 글로벌팀과 신성장팀으로 재정비하는 등 신 회장을 필두로 그룹 전체에서 신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 [사진=CJ그룹]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 [사진=CJ그룹]

◇‘올해는 숨고르기’ 이선호 경영리더

CJ의 올해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바로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이다. 매년 말 시행하던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기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의 위치를 어떻게 조정할 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번 인사에서 이선호 경영리더는 별도의 보직 변경이나 승진이 없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장고 끝에 오너 일가의 고속 승진 공식에서 한 발 물러나 이 경영리더의 숨고르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이유는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에 있다. CJ그룹의 올해 임원인사는 실적에 맞춰져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침체를 겪었기에 올해 임원인사에서 이 경영리더가 승진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J제일제당 매출은 전년대비 4.7% 감소한 17조 8904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5.4% 감소한 8195억원에 그쳤다. 이에 이 회장은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자리에 CJ대한통운을 맡아온 강신호 대표를 앉혔다. 

이 경영리더가 맡은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부문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서면서 이 경영리더가 맡은 부분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 경영리더가 강 신임 대표와 당분간 호흡을 더 맞추며 미래 먹거리인 해외 식품사업에서 더 성과를 내는 동시에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향후 CJ올리브영 기업공개(IPO) 이후 이 경영리더가 본격적인 승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현재 CJ올리브영 지분 11.04%를 보유 중으로, 상장시 해당 지분을 활용해 CJ 주식 매입 혹은 증여세 활용이 점쳐진다.

파이브가이즈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브가이즈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발로 뛰는 신사업 발굴’ 김동선 부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대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되며 신규 상장한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여러 차례 매수해 지난해 12월 2대 주주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에 신사업전략부서를 맡아 신사업 추진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국내 론칭해 큰 성공을 거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인 김 부사장의 작품이다.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을 위해 미국을 직접 오가면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화푸드테크가 인수한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도 김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이번에도 직접 발로 뛰며 M&A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

김 부사장은 식품산업과 푸드테크에서 향후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텔라피자 인수도 김 부사장의 미래 먹거리 분석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인다.

한화 측에 따르면 김 부사장이 추진한 대표적 사업인 파이브가이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약 36억원이다. 6월 론칭한 것을 감안하면 9월까지 벌어들인 금액으로,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최근 인수한 스텔라피자 역시 세계적인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에서 로켓·위성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던 벤슨 차이가 3년의 준비 끝에 창업한 회사로, 푸드테크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에 이어 스텔라피자까지 성공을 거둔다면 김 부사장의 영향력은 당연히 넓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 내에서도 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책임 경영과 성과 면에서 역할을 다한다면 승계 절차는 당연히 순조로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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