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벼룩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다.

아주 사소한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문제를 대하는 자세는 늘 냉정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만약 미처 억누르지 못한 화가 본인의 통제에서 벗어난다면 본래 감정이나 원죄의 무게를 넘어선 과도한 화로 번질 수 있어 균형감 있는 조절이 필요하다.

다만 말이야 쉬운 것이지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더욱 어렵다. 싫은 건 정말 싫은 것이고, 당신이 싫으면 나도 싫은 법이다.

요즘 게임업계에 대한 정부의 눈초리가 딱 그러한 모습이다.

게임사가 어떻게 사업을 하는지, 또 어떻게 장사를 하고 어떤 콘텐츠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용하는지. 모든 분야에 정부의 시선이 닿아있다. 마치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혹여나 정부의 의지에 반하는 입장을 보이거나 또는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를 떠날 것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의 강력한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앞서 유명 IT 기업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물론 우리 게임업계가 저질러 온 수많은 과오들은 충분히 지탄받아 마땅하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울타리를 정비하는 것은 필수적인 대응이다. 이를 위한 감시와 견제도 일정부분 필요하다.

다만 벼룩 하나 잡자고 집까지 몽땅 태워버릴 순 없지 않은 노릇 아닌가.

지금 게임산업을 향한 규제와 압박은 문제를 일으킨 일부 게임사들만이 아닌 선량한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형국이다.

우리나라의 게임사이기 때문에 힘들고 또한 그래서 차별을 받는다. 오히려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인 외국계 대기업 게임사는 국내에서 견제는커녕 더 훨훨 날아다닌다.

건강한 산업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규제는 결코 해당 산업의 허들이나 족쇄가 돼선 안 된다.

규제란 의미 자체가 제한적이고 구속적인 의미를 내포하곤 있으나, 그 근간에는 사회의 존립과 유지, 그리고 공동 가치의 추구라는 의미가 스며있다.

말 그대로 구성원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도구적 의미이긴 하지만, 그 목적 자체는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시장은 30년도 채 되지 않은 아주 어리고 미성숙한 시장이다. 당연히 과도기적 성격이 다분할 수밖에 없다. 채 무르익지 못한 제도와 산업적 특색이 강하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잘못된 일을 덮을 순 없는 일이지만, 과도한 압박은 오히려 계속해서 피어나고 확장 중인 우리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아선 안 될 일이다.

건강한 규제로 자성을 이끌고, 탄탄한 기반 조성을 통해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진정 의미 있는 발전으로 닿을 수 있다.

회초리 몇 대 이후에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게 칭찬과 떡 하나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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