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최근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등 OTT 업계가 줄 이은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글로벌 플랫폼이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비스를 처음 출시했을 때만 해도 각 플랫폼은 손님 끌기를 위한 치열한 가격경쟁,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드는 투자비용과 누적 적자 등을 이유로 제각각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외 OTT 기업 5곳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왓챠와 요금제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OTT 구독료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조사를 진행했다.  

정부는 OTT 구독료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 방안 추진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지만, 사회적 취약계층의 OTT 접근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참여 의사와 더불어 요금제 다양화 등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OTT 대표 기업 3사 티빙, 웨이브, 왓챠는 디지털 바우처 사업에 참여할 의사를 보였다. 통신비와 OTT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를 일부 취약계층에 제공하면 이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된 골자다.

그러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외국계 기업인 이들에게 정부의 OTT서비스 요금제 인하책이나 정부 정책의 참여 등을 강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의 규제에 따라 피해가 국내 OTT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불가피한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특히 더 고전하고 있는 곳은 글로벌 대기업과 맞서 싸워야 하는 국내 OTT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투자 비용에 막대한 자금을 재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OTT 시장의 매출 규모가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2027년 약 1522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인 것과 달리 국내 OTT 기업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OTT들은 최근 글로벌 OTT들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주저하다 최근에야 가격을 조금씩 인상했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에 따라 최대로 가격 인상을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광고 요금제 등 수익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의 강경한 통신비 인하 정책에 이어 OTT 서비스 요금 인하책도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규제나 인하 압박이 토종 OTT에만 적용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이미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 16일 방한 시 “현재 요금제 변동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해외업체만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사례 가운데는 중도해지 서비스도 있다. 즉시 계약이 해지되고 이용금액을 제외한 나머지가 환급되는 서비스로, 국내 OTT 기업들은 공정위의 권고에 따라 해당 사항을 지켜야하지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는 빗겨 있다. 

소비자를 위한 정부의 OTT 이용요금 인하 정책이 마련된다면 스트림플레이션 속 고물가 시대 민생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기업에 차별적인 할인 요구는 또 다른 불공평을 야기할 수 있다. 

최근 문체부는 토종 OTT 살리기를 위한 OTT 콘텐츠의 투자에도 발 벗고 나섰다.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할 이 시점에 국내 기업 위주의 규제와 글로벌 기업 봐주기는 자칫 의욕 감퇴를 야기할 수 있다.  

경쟁 구도에서 처음부터 불공평한 게임을 시작하는 건 억울한 일이다. 국내 OTT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링에선 선수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내주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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